"이제 취직해서 월급 100만원대 받는데 아빠가 월급 통장 내놓으라고 합니다"

갓 취직한 딸의 월급 전액을 요구한 아버지의 사연이 올라왔다.

입력 2022-04-25 17:29:57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대학 졸업 후 중소기업에 갓 취직한 20대 여성이 아버지로부터 월급 전액을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며 사연을 올렸다.


지난 24일 20대 여성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에 "부모님이 월급을 다 달라고 하세요"라는 제목으로 사연을 게재했다.


글에 따르면 A씨는 26살로 최근 한 IT 계열 중소기업에 합격해 출근을 앞두고 있다. 다만 규모가 중소기업이다 보니 월급은 세후 약 100만원대 후반대를 받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생애 첫 직장을 가진 A씨는 앞으로의 삶에 대해 기대를 품기 시작했다. 많은 월급은 아니지만 저축도 하고 부모님 생활비도 보태드릴 예정이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런데 A씨는 아버지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 A씨의 합격 소식을 들은 아버지가 월급을 직접 관리해 주겠다고 나선 것.


아버지는 A씨의 월급을 받아 청약에 당첨된 아파트 대출 이자를 갚으려는 계획이었다. 


아파트 청약에 당첨돼 기뻐했던 것도 잠시 회사 내부 사정과 인간관계로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올 여름 사표를 내면서 생각하지도 못했던 경제난에 마주하게 됐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근 20년간 가정을 위해 회사를 다니면서도 한 달 용돈 60만원 밖에 못 사용했다며 A씨에게 용돈과 대출 이자를 갚기 위해 월급 전액을 요구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아버지의 말에 A씨는 서러움이 복받쳤다. 


과거 A씨네 가족은 아버지가 보증을 잘 못 서 집을 잃고 돈 때문에 자주 부부 싸움도 일으켜 A씨는 특별한 물건 하나 요구하지 않은 채 자라왔기 때문이다.


그는 대학을 다니면서도 첫 1학년 때는 부모님에게 등록금을 받았지만 나머지 학년은 장학금으로 다니고 알바를 통해 용돈 없이 휴대폰 통신비, 보험료 등을 꼬박꼬박 자신이 다 납부했다.


이런 설움에 A씨는 "주변 친구들이 생활비를 주긴 해도 월급 전액을 주는 경우는 없다"며 아버지에게 호소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끝으로 "가족들에게 강경하게 월급 전부를 못 준다고 선언했다"면서도 "(아버지가) 어떤 고생으로 가정을 유지했는지 알기 때문에 도움을 드리는 게 마음 편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작도 전에 짐이 생겨버리는 느낌이라 갑갑하다. 얼마 정도 드려야 되나"라고 질문을 남겼다.

A씨의 사연을 본 누리꾼들은 "월급 주는 순간 ATM 될 수 있다", "자기 월급은 직접 관리하는 게 낫다", "독립해도 계속 돈 달라고 하면 어쩌나"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