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이히 내 사랑이로다" (춘향가 중 사랑가)
학창 시절 국어책에서 한 번쯤 봤을 '춘향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전이자 판소리다.
최근 이 '춘향가'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바로 "수청을 들라"는 표현 때문이다. 8년 전에 올라왔던 이 게시물은 누리꾼들을 통해 다시 조명되는 중이다.
이몽룡이 떠난 뒤 남겨진 춘향은 정절을 지키기 위해 애쓰지만 새로운 관리로 부임한 변학도는 기생의 딸이었던 춘향에게 '수청을 들라'고 요구한다.
"그런데 수청이 뭐야?"
누리꾼들은 이 부분에서 '수청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몇몇 누리꾼들의 반응을 살펴보면 "수정과 같이 한잔하자는 뜻 아님?", "청소해달라는 뜻으로 들은 적 있어"라고 했다.
"고개를 들라", "사약을 들라"라는 뜻으로 이해했다는 누리꾼들도 적지 않았다.
일단 수청(守廳)은 지킬 수자와 관청 청자를 써서 높은 벼슬아치 아래에서 시키는 대로 수종하는 일을 의미한다. 여기서 파생이 돼 아녀자나 기생이 높은 벼슬아치한테 몸을 바쳐 시중을 들던 일을 말하기도 한다.
'춘향가'에 등장하는 수청은 후자의 의미로 쓰였다.
물론 국어사전을 찾아보지 않아도 춘향가에서 '수청'이 어떤 의미로 쓰였는지는 춘향가를 읽어본 이들이라면 알 수 있다.
변학도가 춘향에게 수청을 들라고 요구하기 전 춘향과 이몽룡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정을 주고받은 사이였기 때문이다.
친절하게도 변학도는 주색에 빠져 사는 탐관오리로 묘사된다. 전후 사정을 살펴보면 변학도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춘향을 범하려 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일각에서는 '수청'의 뜻을 몰랐다는 누리꾼들을 향해 문해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해력이란 말 그 그대로 문자를 해석하는 일, 말하기·듣기·쓰기·읽기 등의 능력을 말한다.
지난해 4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초·중·고교 교사 1152명을 대상으로 현장에서 접하는 학생들의 문해력 수준을 조사한 결과 '70점대(C등급)'이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많았다.
이어 35.1%로 60점대(D등급)이 뒤를 이었다. 문해력 수준이 낮은 이유로는 '유튜브와 같은 영상 매체에 익숙해서'(73%), '독서를 소홀히 해서'(54.3%)를 꼽았다.
이에 디지털 환경으로 변화하면서 문해력이 낮아지는 현상을 위해 기초문해교육에 더욱 투자하고 학습자들의 실질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