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쇼트트랙 금메달을 딴 헝가리 국가 대표 리우 샤오앙이 중국계인 것을 안 중국인들이 갑자기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헝가리 국적의 리우 샤오앙이 쇼트트랙 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우 샤오앙은 우리나라 누리꾼들 사이에서 '헝가리 윙크남'으로 알려진 리우 샤오린 산도르의 동생이다.
중국 중화망, 소후뉴스 등 다수의 매체들은 "헝가리 국적이지만 중국 북동부 출신 아버지를 둔 리우 형제가 금메달을 따고 중국인 코치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면서 올림픽 개막 이전 중국 매체들과의 진행했던 리우 형제의 인터뷰 내용을 재조명했다.
중국 언론들은 헝가리에서 비인기 종목인 쇼트트랙에서 이들 형제가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인 아버지의 영향과 중국의 기술이 접목 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헝가리 국가대표팀에 중국인 코치가 소속돼 있다는 점과 올림픽 참여에 앞서 수차례 중국에서의 합동 훈련에 리우 형제가 참여했다는 점 등을 공개하며 사실상의 중국의 승리라는 분위기를 고취시켰다.
현지 매체들은 "경기장에서는 중국과 헝가리가 경쟁 구도였지만 리우 형제의 절반은 중국 인민의 피가 흐르고 있다"라면서 "중국에서 훈련한 리우 형제는 우다징 선수와도 매우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중국 누리꾼들 역시 두 선수가 과거 동계 올림픽을 개막을 앞두고 중국인 선수들과 공동으로 베이징에서 장기간 합숙 훈련에 참가한 사실을 공개하며 사실상 '중국의 승리'라는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 7일 치러진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 경기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리우 샤오린 산도르에게 심판 판정으로 페널티가 부과돼 2위로 결승선에 도착한 중국 런쯔웨이에게 금메달을 안겼던 것과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당시 2위로 들어온 중국 런쯔웨이가 금메달을 받는 초유의 사건을 벌였던 것을 두고 리우 샤오린 산도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리우 샤오린의 입장 표명을 두고 중국 웨이보에서는 '리우 샤오린 반칙'이라는 해시태그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비난의 목소리가 제기되기도 했다.
상당수 중국 누리꾼들은 그의 입장 표명 직후 헝가리 출신 리우 샤오린 산도르가 한 레이스에서 두 번이나 실격돼 옐로우 카드를 받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그의 경기 운용 방식을 비난했다.
이 당시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스키 여제 구아이링 선수가 중국 국적으로 올림픽에 출전한 것과 대비하며 리우 형제의 헝가리 국적 유지를 비난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리우 샤오앙이 금메달을 따자 갑자기 이들이 중국인 아버지를 둔 것을 강조하며 이들을 치켜 세우며 태세 전환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