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19일(일)

산불로 서식지 잃은 코알라, 성병까지 퍼져 '불임'으로 멸종 직전

Pixabay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기후변화로 인한 잦은 산불과 서식지 파괴로 멸종 위기에 몰린 호주 코알라들.


개체 수 감소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치명적인 성병까지 퍼지면서 존속에 위협을 받고 있다.


지난 7일(현지 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호주 일부 지역에서 코알라들 사이에 성병 '클라미디아(Chlamydia)'가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시드니 대학 수의병리학과 마크 크로켄버그(Mark Krockenberger) 교수에 따르면 2008년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 구네다 지역에서 클라미디아에 감염된 코알라 비율을 10% 정도로 아주 낮은 유병률을 보였다.


화상 치료 중인 코알라 / Facebook 'Koala Hospital'


그러나 최근 7년 사이 60%로 높아졌고 현재는 85%까지 오른 상태라고 한다.


클라미디아는 성병인 만큼 주로 짝짓기로 전파된다. 클라미디아에 감염된 코알라는 실명이 되거나 생식기 내 낭종 등으로 인한 불임을 겪게 된다.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기까지 한다.


심지어 클라미디아 치료에 필요한 항생제에는 코알라의 주식인 유칼립투스 잎을 소화하는 데 필요한 장내 세균을 파괴하는 성분이 들어있어 치료를 하더라도 굶어 죽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코알라의 성병으로 인한 개체수 감소가 구네다 뿐 아니라 호주 전역에 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Facebook 'Koala Hospital Port Macquarie'


코알라는 현재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 목록 '취약' 단계로 등록된 멸종 위기종이다.


IUCN은 야생 코알라 개체 수가 10만∼50만 사이로 추정하고 있으나 호주코알라재단(Australian Koala Foundation)은 5만 8000마리 정도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큰 산불이 발생하고 가뭄이 이어졌다. 세계자연기금(WWF)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여름에 일어난 산불로만 6만 마리가 넘는 코알라가 죽거나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 당시 코알라가 '기능적 멸종 상태'에 놓였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기능적 멸종 상태는 어떤 종의 개체 수가 줄어 더는 생태계에서 역할을 하지 못하며, 장기적 생존 가능성도 작다는 의미다.


australia zoo


이런 상황에서도 산불이 반복되면서 서식지가 감소해 코알라 개체 수는 더욱 줄었다. 여기에 클라미디아까지 더 유행하게 되면 코알라의 원활한 번식 또한 어려워져 멸종 위험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을 터.


이에 과학자들은 클라미디아 백신에 매진하고 있다. 백신 개발에 참여한 호주 과학자들은 지난달 코알라 400마리를 대상으로 한 시험을 마쳤다.


크로켄버그 교수는 "백신 전략이 효과가 없다면 국지적인 멸종이 일어날 위험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