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할머니! 빨리 와봐요. 빨리!"
1971년 8월 23일 밤 스페인 안달루시아 벨메즈라는 마을의 한 가정집에서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집주인 여성의 손자가 부엌 바닥에서 사람의 얼굴을 발견한 것.
아무리 지우고 덮으려고 해봐도 곳곳에 나타나는 기괴한 사람의 형상.
괴소문 같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일명 '벨메즈의 얼굴(Caras de Belmez)'의 이야기다. 놀랍게도 5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 집에는 사람의 얼굴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스타는 1971년 처음 나타나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은 후 스페인의 유명 관광지가 된 '벨메즈의 얼굴'을 소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1971년 마리아 고메즈 카마라(Maria Gomez Camara)라는 여성이 살고 있는 벨메즈의 한 가정집 부엌 바닥에는 어느 날 알 수 없는 사람의 얼굴이 나타났다.
얼마나 뚜렷한지 마리아는 요리하는 동안 자신을 쳐다보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이후 카마라 가족은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해 이 얼굴 자국을 제거하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고 그의 남편 후앙 페레이라(Juan Pereira)와 아들 미구엘(Miguel)은 바닥을 시멘트로 발라버렸다.
그러나 며칠 후 사람 얼굴 형상은 또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놀란 후앙과 미구엘은 결국 부엌 바닥을 곡괭이로 모두 부순 후 새 콘크리트로 다시 덮었다.
뜻밖에도 곧 콘크리트 바닥에 다른 사람의 얼굴이 나타났고 얼굴 형상들은 부엌뿐만 아니라 집안 곳곳에서 포착되기 시작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마리아의 집으로 와서 얼굴 형상들을 조사했지만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가족들이 일부러 그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었지만 조사 결과 이는 사람이 그린 그림이 아니었다.
마드리드 대학 알구모사 교수는 바닥을 잘라내 엑스레이 촬영을 해보려 했으나 바닥 조각을 학교로 가져가자 이미 얼굴 형상은 사라지고 난 후였다.
지역 시장은 이 소식을 듣고 연구를 위해 보존하기 시작했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했다.
마리아의 가족들은 얼굴이 남성과 여성으로 바뀌고 크기 및 형체가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수사관들은 조사를 통해 다양한 추측을 내놨다. 17세기 살인사건, 인근 고대 묘지 등과 관련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2004년 마리아 페레이라 고메즈가 향년 85세로 사망한 이후에도 얼굴 형상은 계속 나타났다.
이후 2014년 스페인 탐사 저널리즘 쇼 쿠아르토 밀레니오(Cuarto Milenio)는 이 얼굴 형상들을 기술적으로 분석했다.
제작진은 얼굴 형상이 페인트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과학적 지식과 분석 기술에 따르면 외부 조작의 흔적이 없다고 결론지었다.
그들은 또한 콘크리트 용제, 염산, 질산 등을 사용해 얼굴 형상을 만들어보려 했지만 실패했다.
아직도 벨메즈의 얼굴이 원혼의 얼굴이라는 반응과 마리아 가족들의 사기극이라는 반응이 대립하고 있다.
결국 벨메즈의 얼굴은 소름 돋는 미스터리로 남아있으며 지금까지 많은 이들의 공포와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