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대한민국 국군들이 훈련 중 많이 먹는 음식 중 하나가 비닐 비빔밥이다. 이는 '짜요짜요', 봉지밥', '짜밥' 등 군부대마다 제각기로 불렸고 흔히 px에서 팔던 '맛다시'를 넣어 먹었다.
비닐 비빔밥은 군필자들이 군대 시절 'PTSD'가 오는 음식 중 하나로 개밥(?)스러운 비주얼과 비닐을 조물락거리며 먹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러한 비닐 비빔밥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억지로 먹었다"라는 반응과 "개밥 같지만 맛있음"이라는 의견이 나와 호불호가 갈리는 모습을 나타냈다.
아직 군대를 접해보지 않은 중·고등학생들과 대학생들은 비닐 비빔밥을 보고 '음쓰'(음식물 쓰레기)가 아니냐며 멘붕 오기도 했다.
훈련에 나간 군인들은 배식에 나온 반찬들과 밥을 비닐에 넣어 비닐 비빔밥을 만들어 먹었다. 그날 반찬이 마음에 안 들거나 조금 더 맛있는 식사를 하기 위해 군인들은 사제 고추장이나 참치캔 등을 넣어 입맛을 돋우었다.
비닐 비빔밥은 들어가는 반찬에 따라 다르게 부르기도 한다. 해물 비빔 소스로 만든 빨간 주먹밥은 빨간 밥, 카레로 만들면 노란 밥, 짜장으로 만들게 되면 검은 밥이라고 불렸다.
흔히 비닐 밥에 들어가는 반찬은 지금도 군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맛다시'다. 맛다시는 PX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고 지금도 시중에서 1개당 1천원 안되는 가격에 판매 중이다.
이런 비닐 비빔밥이 만들어진 계기는 단순했다.
사실 훈련을 나가게 되면 식사 시간 갖가지 배식 통과 식판이 함께 도착한다. 식판에 비닐을 씌워 배식을 받아먹거나 여의치 않을 때는 반합에 비닐을 씌우고 먹기도 했다.
그럼에도 비닐 밥을 이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밥을 다 먹은 후 수저와 식판의 설거지 거리와 잔반처리 때문이다.
한 부대가 훈련 중 최소한의 쓰레기를 발생시키려는 목적으로 비닐에 밥과 반찬 고추장 참치캔 등을 넣어 먹던 것이 다른 부대에도 퍼지며 전 군에서 애용하게 됐다.
한편 이 비닐 비빔밥은 지난 1월 가수 박군이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 제조법을 선보이며 대중들에게 공개되기도 했다.
육군 특전사 상사 출신인 박군은 봉지에 즉석밥을 넣고 전자레인지로 익힌 햄과 참치, 마요네즈, 간장, 참기름을 추가해 봉지 밥을 완성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