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누가 이렇게 말하랬누. 비누, 카누, 아무렇게누"
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이른바 '하누체'로 불리는 '~누' 말투가 유행이라고 한다. 단순히 말 끝을 '했누'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뜬금없이 말 끝에 '~누'를 붙이는 형태다.
예시를 들면 "아침 먹었누?", "주말에 뭐 하누?" 등이다.
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이른바 인싸가 되려면 이 '~누' 말투를 잘 써야 한다는 후문이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초등학생을 구별하기 위한 방법으로 '~누' 말투를 소개할 정도로 이미 많은 초등학생들이 쓰는 것으로 보이는데 인터넷에서 처음으로 사용된 건 2018년으로 추정된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서 사용되기 시작해 점차 널리 퍼지면서 사용 범위가 넓어졌다.
'~누' 말투를 왜 사용하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서 사용하는 '~노' 말투를 피하기 위해 사용된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몇몇 누리꾼들은 '~누' 말투를 사용하다가 일간베스트 회원으로 오해받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다만 우리 말에서 '~누' 말투는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누'는 '-었-' 또는 '-겠-' 뒤에 붙어 물음이나 의문을 나타내는 종결어미로 표준어형에 해당하는 표현이다.
1928년 발표된 홍명희의 소설 '임꺽정'에서도 그 용례가 발견된다.
소설 속에는 "여기서 뭐 하누?", "김 영감 어디 있었누?", "그래서 큰 사람이 되겠누?", "누가 나를 보자누?" 등 주로 장년층에서 쓰는 말투로 묘사된다.
'~누' 말투를 두고 일종의 또래 문화로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일각에서는 무분별하고 문맥에 맞지 않는 과도한 사용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