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 실험견으로 3년간 갇혀 살다 난생처음 '바다'를 본 비글의 표정 (영상)

평생을 실험견으로 살아온 비글은 난생처음 광활한 바다를 보고 그대로 멈춰 섰다.

입력 2021-09-05 14:49:13
YouTube '뾰옹'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네발로 모래사장 위에 선 녹턴이는 가만히 하늘을 바라보았다. 태어나 처음 보는 풍경이었다.


눈앞엔 붉은빛 노을이 내려앉은 옥색의 바다가 광활하게 펼쳐져 있었다. 녹턴이는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었다. 그러게 고요히, 한참 동안 바다를 바라봤다.


녹턴이는 3년간 제약회사 실험실에서 실험견으로 자라던 비글이다.


태어나 하늘을 한 번도 본 적 없던 녹턴이에겐 형광 불빛이 눈을 찌르던 하얗고 까만 실험실 일상이 인생의 전부였다. 녀석은 실험견으로서 임무를 끝내고 유튜버 '뾰옹'의 집으로 입양을 가게 됐다.



YouTube '뾰옹'


지난 2020년 6월 평범한 가정집으로 입양 온 녹턴이는 처음에 모든 것을 낯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금만 다가가도 꼬리를 축 늘어뜨리고 도망가기 바빴다.


가을이 되고 녀석은 점점 가족을 자신의 사람들이라고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제법 장난도 치고 투정도 부리며 평화로운 일상에 익숙해져갔다. 그러던 어느 날 녹턴이는 처음으로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 '바다'를 보게 된다.


뻘로 들어간 녀석은 긴장하는 듯하더니 이내 발끝에 닿는 바닷물을 있는 그대로 느꼈다. 짜고 습한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녹턴이는 한참동안 바다를 보고 서 있었다. 


YouTube '뾰옹'

짖지도 않고 가만히 바다를 바라보는 녀석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녹턴이의 주인 뾰옹은 "실험견도 평범한 강아지일 뿐이었다. 사람을 위해 작은 몸을 내어줘야 했던 녹턴이의 남은 삶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라고 밝히며 영상을 끝맺었다.


한편 지난 2019년 기준 동물실험에 이용된 동물은 370만여 마리이며, 이중 90%는 쥐 등의 설치류다.


포유류 중 가장 실험에 많이 이용되는 동물은 개다. 그중에서도 사람을 잘 따르고 온순한 비글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YouTube '뾰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