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2일(월)

아이 잃고 장례식 치르며 너무 슬퍼 '상주' 자리 비운 부모한테 '예의 없다' 뒷담화한 남자친구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BS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모든 장례식장의 분위기가 대체로 무겁지만 특히 자녀를 잃고 상을 치르는 현장 분위기는 말로 형용할 수가 없다.


아이를 잃은 부모들은 너무 슬퍼서 장례할 힘조차 없기에 식을 진행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장례는 치르되 참석하지 않고 친척 등 대리인이 문상객들을 받는 경우도 흔하다.


지난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자녀상에 상주 얼굴 못 봤다고 예의 없다는 사람"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전날 남자친구와 함께 장례식장에 다녀온 후 그의 상식 밖의 태도를 보고 소름이 끼친다며 치를 떨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사고로 자녀상 당하신 분이 계셔서 남자친구 차 타고 장례식장에 다녀왔다"며 "들어가 보니 상주 분은 손님 맞을 상태가 아니라고 하시며 친척 분이 대신 손님을 받으시더라"고 설명했다.


아이를 잃고 가슴이 찢어질 부모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 A씨는 얼른 조의금만 드리고 장례식장을 나섰다.


그런데 남자친구가 "이 시국에 사람이 장례식까지 왔는데 얼굴도 안 비추는 게 말이 되냐"며 "예의가 없다"고 상주인 고인의 부모님을 비난했다.


남자친구의 충격적인 발언을 들은 A씨는 귀를 의심하고 "지금 무슨 말을 한 거냐"고 되물었다. 남자친구는 "당연히 손님이 왔으면 얼굴 보고 고맙다고 인사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재차 불평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마우스'


A씨는 "곧바로 차에서 내려 택시 탔고 (남자친구로부터) 오는 전화는 다 무시했다"면서 "직접 얼굴 보고 헤어지자고 해야 하나"라며 이해할 수 없는 남자친구의 태도에 마음이 떠났음을 알렸다.


이어 "너무 상식 밖의 사고라서 정이 떨어진다기보다 그냥 인간으로도 안 보인다"며 "자녀상에 인사 받을 생각하는 사람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게 소름 끼친다"고 덧붙엿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얼굴도 모르는 가여운 천사가 널 살렸다", "자녀 앞세운 사람이 제정신이겠냐", "차마 믿기지 않아서 글을 몇 번이나 다시 읽었다. 그게 사람인가", "감정이라곤 없는 소시오패스", "안전 이별 하세요" 등 분노했다.


자녀 잃은 부모의 심정을 조금도 헤아리지 못한 A씨 남자친구. 그에게 예절이나 관습 이전에 자녀를 잃은 부모의 마음을 먼저 헤아릴 아량이 생기길 바라본다. 


한편 자녀의 사별 및 젊은 사람의 사고사인 경우 삼일장을 치르지 않고 2일장을 치르는 경우도 종종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화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