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혼자 몸을 가누기 힘든 80대 치매 노인을 한 요양보호사가 폭행한 정황이 담긴 CCTV가 공개됐다.
6일 YTN에 따르면 지난달 말 고양시의 장기요양원에서 찍힌 CCTV 영상에는 요양보호사가 휠체어에 앉은 노인의 머리채를 잡아 밀고 폭행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영상에서 요양보호사는 혼자 몸도 가누기 힘든 환자의 머리채를 붙잡아 마구잡이로 흔들고, 거칠게 마스크를 벗기기도 했다.
해당 모습을 본 피해자 가족들은 "이건 진짜 악마다. 사람도 아니지"라고 토로했다.
영상 속 노인은 올해 80살이 된 치매 노인이다. 2년 전 해당 요양원에 입원했고 지난 4월부터 새로 바뀐 요양보호사에게 관리를 받았다.
통화를 할 때면 노인이 "꼬집어, 꼬집어. 아프다"라고 말하곤 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면회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 '잘 지내고 있다'는 요양원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요양보호사는 아들에게 웃으며 '우리가 언제 꼬집었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 건 지난달 말 다른 요양보호사에게서 폭행이 있었다는 사실을 전해 들은 후다.
급하게 퇴원시키고 노인의 상태를 살펴본 결과 온몸에 타박상을 입은 상태였고 전치 2주 상해 진단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생길 수 있다는 의사 소견까지 받았다.
CCTV 영상을 본 아들은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정밀 검사를 다 받아보려고요. 머리하고. 말도 너무 어눌해졌고, 모은 거의 못 움직여요"라고 했다.
최근에서야 폭행 사실을 인지했다는 요양원 측은 해당 요양보호사를 해고하고 경찰에 알렸다. 환자가 말을 듣지 않아 때렸다는 진술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피해자 가족은 폭행이 두 달 넘게 이어진 것으로 보고 요양원 측에서 이를 몰랐을 리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노인보호전문기관과 함께 조사에 나선 관할 구청은 요양원 측이 학대를 알고도 신고하지 않은 건지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내부 CCTV 분석과 피해자 조사를 마치는 대로, 해당 요양보호사를 불러 정확한 사실을 확인할 방침이다. 또 요양원 관계자들이 폭행 사실을 알고도 숨겼는지에 대해서 수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