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창의적인 동영상을 공유하는 플랫폼 '틱톡'은 요즘 MZ 세대들이 즐기는 대표적인 소셜미디어 중 하나이다.
틱톡은 전 세계 청년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유독 우리나라 2030 세대들은 이에 심드렁한 반응이다.
그 이유는 바로 약 20년 전 온라인을 강타했던 '하두리 캠'에 있다. 당시 인터넷에는 'HADURI' 로고가 박힌 기상천외한 동영상들이 쏟아졌다.
90년대 생 라떼들에게 '동영상 놀이'는 이미 진작에 지나버린 유행인 것이다.
지금은 어엿한 성인이 되었을 이들은 '윈도우 97'을 쓰던 시절부터 평범한 사진을 거부했다.
하두리는 한국 최초 화상채팅 서비스이다. PC에 설치하는 웹캠을 이용해 사진 및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비록 지금에 비해 화질은 현저히 떨어지지만 교묘한 편집 기술을 이용한 눈속임 등으로 수많은 '짤'들을 양산했다.
2000년대 중고등학생들은 하두리로 인해 수준급의 포토샵 기술을 연마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두리 캠만 있다면 순간 이동은 물론 공중 부양도 가능하다. 빗자루나 청소기를 타고 허공에 둥둥 떠다닐 수 있으니 해리포터도 부럽지 않다.
돌이켜보면 하두리는 우리에게 수많은 '흑역사'를 남겼지만 당시 하두리를 통해 전국 각지의 얼짱들과 연예인을 발굴해내기도 했다.
하두리를 추억하는 누리꾼들은 "ㅇㅈ 요즘 틱톡이 왜 유행인가 싶었다", "하두리 감성이 더 좋다", "우린 모두 하두리에 미쳐있었죠...", "심지어 하두리는 국내산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놀랍게도 추억 속에 사라진 줄 알았던 하두리 홈페이지는 지금도 존재한다.
지금 하두리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활발하게 방송 활동을 하고 있는 연예인의 과거 셀카부터 당시 얼짱들의 사진도 확인할 수 있다.
10년도 넘은 사진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으니 하두리를 애용했던 라떼들은 지금 당장 달려가 본인의 흑역사를 수습하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