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중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의 아버지에게 '몰카 피해'를 당한 2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평소 친딸처럼 챙겨 주며 가깝게 지내던 사이였기에 여성이 받은 충격과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피해 여성 A씨의 사연은 지난달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전해졌다.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달 중순쯤이었다. A씨는 이날 친구 집에서 머물며 샤워를 하다가 욕실에서 차키 하나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겼지만, 샤워를 마치고 살펴본 차키에는 수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A씨는 "분명 저희 부모님 차키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버튼도 3개밖에 없고 뭔가 이상해 버튼을 눌러 봤더니 장난감처럼 딸깍딸깍 눌러졌다"고 했다.
그는 바로 구글에 '차키 몰카'를 검색했다. 화면에 뜬 차키 형태 초소형 몰래카메라 판매 페이지를 확인한 A씨는 깜짝 놀랐다.
제품 상세페이지에 나와 있는 설명대로 욕실에서 발견한 차키를 분리해 보니 안에 SD카드와 충전 포트가 있었던 것이다.
A씨는 SD카드만 챙긴 뒤 산책을 한다는 핑계로 밖으로 나갔다. 노트북으로 내용을 확인해 보니 역시 '몰카'가 맞았다.
SD카드에선 A씨가 친구의 집에 오기 며칠 전, 미리 욕조를 향해 몰카 구도를 설정하는 듯한 영상도 같이 발견됐다.
A씨는 "그 사람의 자백을 받아냈고, 현재는 신고한 상태"라고 했다.
그는 "제 몸이 나온 몰카가 있어 신고를 하지 말까도 고민했지만 그러면 그 인간 좋은 꼴밖에 안 되기에 그냥 신고했다"며 "웃긴 건 신고를 미뤄 달라는 연락도 왔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구 아버지는 A씨에게 "정말 미안하단 말밖에 할 말이 없다"며 "자수할 기회와 1달간 정리할 시간을 주면 안 될까"라고 문자를 보냈다. A씨가 답장을 하지 않자 "통화할 수 있느냐"며 밤중에 추가 연락을 하기도 했다.
A씨는 이 일로 10년지기였던 친구와도 연락을 끊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요즘에는 진짜 정교하게 나온 몰카가 많다"며 "여러분도 조심하시고, 의심가시면 바로 신고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어떻게 딸 친구에게 저럴 수가 있느냐"며 경악했다. 이들은 "신고하셨고 증거도 있어서 다행이다", "절대 합의하지 말라", "좋은 본보기가 되게 끝까지 힘내 주시길 바란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