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01일(금)

사기 당해 '전재산' 날려 2살 아들 두고 극단적 선택하려는 아빠 살린 보배 아재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사기를 당해 수중에 돈이 겨우 5만원밖에 남지 않은 40대 남성.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 당해 결혼 7년 만에 얻은 아들과 생이별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극단적 선택'을 결심했다.


하지만 그는 죽지 못했다. 지난 13일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린 "생을 마감하려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본 누리꾼들이 단체 구조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가 올린 글 속 내용은 안쓰럽기 그지없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글쓴이 A씨는 사업을 위해 대출을 받았고, 어머니 이름으로 대출을, 장인어른과 외삼촌에게도 돈을 빌렸는다. 하지만 그 돈을 모두 사기를 당했다.


결국 그의 수중에 남은 돈은 5만원.


그는 "아내가 이혼하자고 한다. 집 비밀번호를 바꿨는데, 벨을 누르면 경찰을 부르겠다고 했다"라고 하소연했다.


결혼 7년 만에 얻은 아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행복했다는 아이의 아빠. 더 이상 아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없다는 사실은 그를 절망케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차라리 비겁하게 도망치겠다"라며 "두 돌 지난 내 아들, 못난 아빠는 빨리 잊는 게 나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죽어서 마음껏 보러 가야지. 머리도 쓰다듬고, 볼도 만지고, 조그만 발도 만져야지. 같이 더 시간 못 보낸 게 후회될 뿐이다"라고 호소했다.


그는 자신에게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를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화나는 걸 이해한다고 했다. 다음 생에 만나면 더 잘해주겠다는 당부도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 사연을 접한 보배드림 이용자들은 댓글로 A씨를 진정시켰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을 생각해서 버텨야 한다고 타일렀다.


무엇보다 행동에 옮겼다. "대구 사는 44살 남자"라는 말을 흘려듣지 않은 한 누리꾼은 대구 경찰서에 신고해 극단적 선택을 막았다.


신고한 누리꾼은 "경찰과 통화했다"라며 "A씨가 사기당한 것도 그쪽 관할 경찰서로 접수해 준다고 했다"라고 알렸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