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개인 사유지에 침입해 잠자던 사냥개에게 돌멩이를 던진 아이가 개에게 물렸다. 해당 사건을 두고 사냥개의 행동은 정당방위라고 누리꾼들은 입을 모았다.
해당 사건은 지난 5월 1일 페이스북 '전대숲 - 전국 대학생 대나무숲'에 올라온 "동네 꼬맹이가 저희집 개한테 물렸으니 안락사 시키라는데 어이가 없네요"라는 제목으로 전해졌다.
'나서스'라고 이름을 소개한 A씨의 도베르만은 사냥개 은퇴 후 A씨의 집 마당에서 요양 겸 생활 중이었다.
사건은 A씨가 퇴근하기 전인 오후 5시경 도베르만은 혼자 집을 지키던 중 발생했다.
A씨가 확인한 CCTV 영상에 따르면 8살 정도 되는 아이가 A씨의 집 앞을 지나다가 마당에서 잠자던 도베르만을 발견하고 돌멩이를 주워서 던졌다.
난데없이 날아든 돌멩이에 잠에서 깬 도베르만은 마당 구석으로 몸을 피했다.
도베르만은 쇠사슬 목줄에 묶인 상태이긴 했지만 A씨의 집 마당 끝까지는 충분히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상태였다.
이 사실을 몰랐을 아이는 급기야 울타리 문까지 넘어와서 도베르만에게 돌멩이를 다시 던지기 시작했다.
아이의 지속된 도발에 결국 도베르만은 아이를 넘어뜨려 팔과 허벅지를 물어뜯었고, 그 소리를 들은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응급차에 아이는 호송됐다.
퇴근 후 집에 도착한 A씨는 개 물림 사고가 있었다며 나와보란 파출소의 호출을 받고 사고 발생 정황이 그대로 담긴 CCTV 녹화 영상을 지참해 파출소를 방문했다.
파출소에서 아이 아빠와 함께 영상을 확인한 후 두 사람은 사고 책임을 두고 팽팽한 논쟁을 벌였다.
아이 아빠의 주장은 "개가 사람을 문 것은 바뀌지 않는 사실이다. 사람을 물었던 개는 또 물 수 있으니 안락사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였다.
A씨는 "호랑이 우리에 들어간 사람이 문제지 호랑이 잘못 아니듯 울타리 넘어서 들어온 아이가 원인을 제공했고 개는 자기방어를 한 것뿐이니 아이 잘못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진 논쟁에 감정이 격해진 아이 아빠는 "안락사 안 시킬 거면 내가 직접 밟아서 죽X버리겠다"라는 말도 서슴지 않고 노발대발했다.
A씨도 지지 않고 "가정 교육을 어떻게 시킨 거냐?"며 응수했지만 '안락사'란 말을 듣고 집에 돌아온 후에도 분이 풀리지 않았다.
A씨는 "돌멩이를 던지며 도발한 아이와 아이를 문 개 중에 어느 쪽이 잘못이라 생각하세요?"라며 누리꾼에게 물음을 던졌다.
사연을 접한 대부분의 누리꾼은 "아이의 잘못이다"란 A씨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많은 이들이 "담 넘은 애가 잘못이지", "개인 사유지에 담까지 넘어가서 돌 던진 게 정상이냐", "주거침입에 동물 학대다", "개가 집 지키는데 거길 왜 들어감" 등의 반응을 보이며 아이의 행동과 그를 옹호하는 아이의 아빠를 질타했다.
반면 일각에선 "안타깝지만 사람을 물었으면 안락사해야 한다", "가둬 키우던지 죽여야지. 사람 무는 개는 답이 없다"란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현행 동물보호법상 보호조치 중인 동물에 한해 위해를 끼칠 우려가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될 경우 수의사 진단에 따라 안락사를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