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흑역사 대회'에서 모든 후보를 제치고 당당하게(?) 1위에 올라선 한 참가자가 있다.
옆·뒷머리는 모두 묶은 채 앞머리만 내린, 눈까지 감고 있는 기묘한 모습의 여학생.
그녀가 이렇게 독특한 모습으로 다닐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뒷이야기가 밝혀졌다.
26일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 - MMTG'에는 '중2병 앞머리'의 주인공을 만난 재재의 모습이 올라왔다.
이날 재재는 한 가정집에서 주인공 정애린 씨를 만났다. 정씨는 졸업사진과 사뭇 다른 모습으로 반갑게 맞았다.
현재 평범한 대학생으로 지내고 있는 정씨는 "중학교 1학년 후반 때부터 3년 내내 긴 앞머리를 유지하고 있었다"며 "사진 기사님이 최대한 단정하게 하라고 해서 뒷머리는 묶고, 앞머리만 남겼다"고 말했다.
이어 옆으로 넘기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세상을 보기 싫어서였다"고 답했다.
정씨에게는 "왜 사는지 모르겠다", "죽고 싶다", "뭔가 하나를 XX 잘하고 싶다" 등 심오한 내용의 글이 빼곡히 적힌 일기장도 있었다.
알고 보니 정씨에게는 말하지 못한 아픔이 있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반에서 왕따를 당해 심적으로 힘든 생활을 했었다고.
그러다 중학교를 진학하게 됐는데 하필 따돌림을 주도했던 친구와 똑같은 학교에 가게 되면서 또다시 이상한 소문이 돌아 힘든 학교 생활을 이어갔다고 한다.
그녀의 앞머리는 중2병이라기 보다는 학교 폭력의 가슴 아픈 흔적이었던 셈이다.
그런데도 정씨는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며 당시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사진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정씨는 왕따를 당했을 때 도와줬던 친구 김은비 씨를 찾고 싶다며 영상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