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1일(일)

남직원만 30분 일찍 출근해 '사무실 청소' 시킨다는 울릉군청 공무원의 호소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남녀 직원 간 불평등한 업무 분담을 주장하다 사내 왕따를 당하고 퇴사까지 하게 된 전직 9급 공무원의 호소가 전해졌다.


지난 24일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울릉군청 산하 각과의 사무실 아침 청소의 남녀평등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울릉군청 관광문화체육과 전직 9급 공무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7월 1일부터 2020년 9월 15일까지 근무하면서 '성차별'을 경험했다고 호소했다.


그는 "조직의 최말단 남자직원으로서 관광문화체육과 사무실 내부의 아침 청소를 담당했다"라면서 "남자직원은 출근 30분 전에 와서 빗자루로 쓸고 미대를 미는 일을 했다"라고 밝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러면서 "그런데 여자 직원들은 출근 5분 전에 와서 커피포트에 있는 커피 찌꺼기 치우는 정도밖에 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A씨는 "여자 직원도 남자 직원과 동일하게 30분 전에 출근해 같이 청소를 했으면 한다"라면서 "남자직원만 과도한 업무분장을 하는 것은 군청 관광문화체육과뿐만이 아니라 산하의 모든 과가 관행적으로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호소했다.


A씨는 이를 해결하고자 동료 7급 여자직원에게 아침에 일찍 와서 청소를 같이 할 것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한다. 그는 "여직원은 '전통적으로 남녀 청소가 구분돼 있다'고 얘기하면서 거부했다"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여직원과 다퉜고 이 사실은 상사의 귀에도 들어갔다고 한다. 다만 상사는 그에게 "찌질하고 옹졸하다", "너는 왕따고, 왕따는 당하는 사람이 잘못한 것"이라며 A씨를 나무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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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A씨는 지난해 8월에도 억울한 일을 겪었다고 호소했다. 당시 그는 태풍 때문에 예정에도 없던 비상 근무를 하게 됐다.


A씨는 "보통 숙직 근무 다음 날은 울릉군 조례로 통째로 전일을 쉬게 돼 있다"라면서 "그런데 갑작스러운 경우(태풍으로 인한 근무)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주위 직원들에게 반복해서 묻고 다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걸 두고 한 여자 주사가 'A씨가 기껏 밤 하루 새웠다고 다음날 오후에 나오기 싫어서 여기저기 몇 번이나 묻고 다녔다'라고 저를 흉봤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저는 여직원들이 남직원 고생하는 거 알고 겉으로 표현은 안 해도 속으로는 미안하고 고맙게 여길 것으로 생각했다"라면서 "그런데 인간 된 도리는 지키지 않고 '남자가 찌질하게 별것도 아닌 것으로 유세 떤다'는 식으로 말하더라"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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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식을 알게 된 A씨는 즉석에서 항의했고, 상사와 말싸움을 하게 됐다. A씨는 "다음 월요일에 출근해서 계장에게 항의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했지만 사과를 받아주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날 이후 A씨는 외부에서 오는 문서를 배정하지 못했고 2020년 9월 셋째 주 업무 배제를 당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렇게 업무 배제 이후 저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2개월 정도 병가를 내고 최종적으로 2020년 12월 1일 자로 사직서를 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과장은 '제가 아침 청소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지 않고 묵묵히 했다면 이렇게까지 안 됐을 것이다'라고 하더라"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울릉군청은 인사이트에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더이상의 확인해줄 수 있는 게 없다"라고 말했다. 


인사이트가 추가로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했으나 관계자는 "확인해줄 수 있는 건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