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재유 기자 = 한국 어느 집단에서나 점심을 먹고 난 뒤 다함께 칫솔과 치약을 들고 화장실로 향하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다.
직장인이라면 회사 화장실에서, 학생이라면 학교 화장실서, 집이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공 화장실에서 양치를 한다.
점심을 먹었으니 텁텁한 입 안을 상쾌하게 하기 위해 양치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양치는 아침·점심·저녁 하루 3번 한다고 배웠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이처럼 점심 식사 후 단체로 공공 화장실에 가서 양치 하는 광경이 외국인들에게는 그저 낯설기만 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외국인들은 식사 후 텁텁한 입을 저녁 양치 전까지 그냥 두는 걸까. 대부분의 외국인은 양치 대신 껌이나 멘톨로 입안을 개운하게 한다고 한다.
한 누리꾼의 증언에 따르면 서양인들은 화장실 양치나 대중교통에서 화장하는 것 둘 다 오픈 된 공간에서 용변을 보는 거랑 같은 맥락으로 생각한다.
실제로 외국인들에게 한국 와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이 무엇이었냐고 물으면 많은 이들이 공공 화장실에서 양치하는 것을 꼽는다.
한 러시아 여성은 "한국에 와서 제일 신기했던 게 사람들이 보통 밥을 먹으면 양치를 한다"며 "러시아에서는 주로 껌을 씹는다. 다른 나라에서도 밥 먹을 때마다 양치하는 거는 못 봤다. 그래서 그거 보고 한국인들이 위생에 신경을 많이 쓰는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국에 거주 중인 한 미국 여성 또한 "미국에서는 보통 집에서만 양치를 하는 습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한 누리꾼에 따르면 서양인 뿐만 아니라 우리와 대체로 비슷한 문화를 갖고 있는 일본인과 중국인도 공공 화장실에서 양치 하는 문화는 없다.
결국 집 화장실이 아닌 공공 화장실에서 이를 닦는 문화는 전 세계 유일무이하게 한국에만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미국·캐나다 등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는 한 누리꾼도 "그곳에 10년 동안 지내면서 단 한번도 공중화장실에서 양치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라면서 "진짜 외국인들은 우리의 식후 문화를 신기해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