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시어머니가 제가 출산하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온 가족에게 보냈습니다"
한 생명이 잉태되는 출산의 순간은 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순간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실제 출산 장면은 생각했던 것만큼 숭고하지 않다. 출산에는 다양한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특히 산모 입장에서는 끔찍한 고통으로 피폐해지는 정신과 자신의 몸을 전부 드러내야 점 때문에 출산 과정을 남편외의 다른 가족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런데 만약 시어머니가 출산으로 힘들어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사진을 찍어 다른 가족들에게 보내면 어떤 기분이 들까.
지난 16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더선은 자신의 출산 과정을 사진으로 담아 온 가족에게 보낸 사실을 알게 된 한 여성의 사연을 전했다.
30대 여성 A씨는 얼마 전 첫 아이를 출산했다. 사랑하는 남편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은 참 기뻤지만 출산에 대한 두려움과 고통도 꽤 컸다.
드디어 출산 예정일, 진통을 느낀 A씨는 가족과 함께 산부인과로 향했다. 출산의 과정은 A씨의 상상보다 훨씬 더 고통스러웠다.
병원에 함께 간 A씨의 시어머니는 남편과 함께 힘들어하는 그녀를 극진히 보살폈다. A씨는 힘든 출산의 과정에서 친정엄마만큼 자신을 보살펴 주는 시어머니에게 큰 감동을 받았다.
장시간의 진통 끝에 A씨는 건강한 아들을 출산했다. 어느 정도 몸을 추스린 후 A씨는 가족들이 초대 돼있는 메신저의 단체 대화방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바로 자신의 출산 과정이 적나라하게 들어난 사진들이 전송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시어머니는 알고 보니 A씨가 출산하는 과정을 모두 스마트폰으로 담고 있었다. 시어머니는 "우리 첫 손주가 태어나는 영광스러운 순간을 공유하고 싶다"라며 이 사진들을 가족들이 있는 단체 대화방에 보냈다.
사진 속에는 출산을 하는 동안 A씨의 음부, 고통으로 내지른 비명, 눈물범벅이 된 모습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A씨는 "몹시 당황스러웠다. 출산 과정이 아무리 숭고하다지만 이런 모습을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A씨가 더욱 이해하기 힘들었던 건 시어머니의 태도였다. A씨가 왜 이런 사진을 가족들에게 보내냐고 따지자 시어머니는 "너무나 아름다운 순간 아니냐. 이게 무슨 문제라도 되니"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A씨는 "나중에서야 어머니가 사과를 하긴 했지만 그런 사진들이 가족들에게 공유됐다는 게 여전히 수치스럽다"라며 사연을 끝맺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대부분 크게 분노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가족들은 단지 아기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꼭 직접 보지 않아도 출산을 함께 하고 있다는 느낌을 말해줘야 한다"고 말해 큰 공감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