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2일(월)

폭우로 국민 수백 명 죽자 반바지 입고 수해 현장 몰래 찾아와 일손 도운 전직 대통령

Twitter 'almascatie'


[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폭우로 인한 수해 현장에서 흰 수염의 백발 노인이 어깨에 무거운 구호품을 지고 걷고 있는 모습이 포착된 사진이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노인은 계속되는 폭우에도 트럭에서 구호품을 내리고 옮기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은 구호품을 나르는 이 노인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의 정체는 바로 전직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Twitter 'almascatie'


지난 12일(현지 시간) 인도네시아 매체 콤파스닷컴은 동티모르의 초대 대통령 샤나나 구스망(Xanana Gusmão)이 물난리가 난 수해 현장을 직접 찾아 구호물품을 나르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동티모르는 이달 초 열대성 저기압 사이클론의 영향으로 쏟아진 폭우 탓에 홍수와 산사태 피해를 봤다.


물난리 소식을 듣자 샤나나 구스망 전 대통령은 즉시 수해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는 반바지를 입고 수해 현장 곳곳을 누비며 이재민들을 돕고 있다. 그는 수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피해 지역까지 직접 구호품을 전달하러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구호물품과 중장비를 지원받기 위해 기업들에도 직접 도움을 요청했다. 


동티모르 전직 대통령 샤나나 구스망 / GettyimagesKorea


주민들은 자신들을 도우러 온 전직 대통령의 등장에 열광했지만 구스망은 오히려 손사래를 쳤다. 그는 주민들에게 "당신을 구한 것은 예수님"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동티모르 초대 대통령 샤나나 구스망은 동티모르의 독립 영웅으로 지난 2002년 4월 실시된 동티모르 첫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됐다. 


지난 2000년 광주인권상을 수상하기도 한 구스마오는 5년 임기를 마친 이후 2012년 8월까지 총리를 맡았다.


어려움에 처한 국민들을 위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전직 대통령의 모습은 전 세계인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