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2일(월)

결혼식날 '청바지+운동화' 복장으로 부케 받은 절친과 '손절' 고민하는 새신부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코로나 시국에 3번이나 미뤄야 했던 결혼식. 오랜 기다림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만큼 신부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결혼식이었다. 


하객들은 코로나19라는 상황에도 결혼식에 찾아와 신부에게 과분한 축하를 건넸다. 대기실에 앉아있었던 신부는 이들의 축하에 조금씩 결혼이란 걸 실감하고 있었다. 


결혼식이 시작하기 직전 신부는 식장 앞에서 신부 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한 친구가 "야~ 늦었다"라며 인사를 건넸다. 


순간 신부의 눈에 비친 건 친구가 입은 복장이었다. 엉덩이를 덮지 않는 짧은 루즈핏 코트에 청바지를 입고, 운동화를 신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신부는 순간 '아차' 싶었다.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온 친구가 이날 결혼식에서 부케를 받기로 한 친구였기 때문.


그녀는 정말 친한 친구였고 사이가 틀어진 적도 없어 신부는 더욱 난감했다. 


신부는 "조금 채도 낮은 청바지였다면, 검정색 바지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부케 던지는 순간 표정 관리하느라 진짜 힘들었어요"라며 당시의 생각을 전했다. 


결혼식이 끝나고 며칠 후 부케를 받은 친구에게 아무렇지 않게 연락이 왔다. 신부는 그녀에게 왜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결혼식에 왔었냐고 물었다. 혹여 사정이 있겠거니 싶어서였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친구는 "다들 시국이 시국이고 편하게 가는 줄 알았다"며 "정말 미안하다. 이렇게 화낼 줄 몰랐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신부의 분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주변에서 "부케 받은 친구 보고 놀랐다"는 말이 들려왔고, 어른들은 예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사연에 누리꾼들 중 대다수는 "청바지를 입고 부케를 받았다는 건 상식에 어긋난다"고 입을 모았다. 결혼식에 어울리는 복장을 갖추는 게 예의라며 신부가 충분히 섭섭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일부는 "친한 친구라면 사과했을 때 받아주는 것도 예의다", "이 시국에 결혼식 와준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 한다", "진짜 친구면 청바지 입고 부케 받은 게 부끄러울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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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 결혼정보회사에서 미혼 남녀 322명을 대상으로 하객 패션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남성의 15%, 여성의 84%가 결혼식 참석을 위해 의상을 따로 구매한다고 답했다. 


또 이들 중 하객 의상 구매 비용에 대한 부담을 느낀다고 답한 응답자는 87%에 달했다. 


하객 의상을 위해 지출한 비용은 '10만 원 초과 20만 원 이하'(57%)가 가장 많았으며 '5만 원 초과 10만 원 이하(22%), '5만 원 이하(11%), '20만 원 초과 30만 원 이하'(5%) 순이었다.  


이들이 비용 부담을 안고서라도 하객 의상을 신경 쓰는 이유는 '예의를 지키기 위해서'(37%) 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