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없는자'가 '가진가' 되는 걸 원치 않아"···3년 전 예측한 '부동산 대란' 시나리오

3년 전 현 부동산 관련 상황을 정확히 짚어낸 한 누리꾼의 글이 최근 들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입력 2020-11-28 17:35:20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전세 부족, 집값 폭등 등 사상 초유의 부동산 대란 사태를 맞이하고 있다. 


누군가는 로또 청약으로 단번에 부자가 됐고, 한쪽에서는 집값 마련 문제로 30대 남성이 아내를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부지런히 월급을 모아 자기 집을 산다는 말은 이제 완전한 옛말이 된 지금, 많은 사람들이 깜깜한 미래에 답답해하며 좌절을 느끼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7년 8월, 누리꾼 A씨가 쓴 글이 3년 후인 오늘날 새삼 화제가 됐다. 3년 전 그의 말이 지금의 부동산 상황을 정확히 짚어낸 것은 물론 많은 공감을 사고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에 따르면 과거 전세로 살던 사람들은 취득세와 재산세를 내지 않아도 됐다. 전세의 장점이었다. 


이런 세입자들에게 자신이 살고 있는 집값이 오르는 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 


A씨는 이러한 세입자의 상대적 박탈감을 풀 대상이 필요하고 정부가 다주택자를 타깃으로 설정했다고 주장한다. 


세입자들이 박탈감을 느끼고 배 아프게 만든 집주인을 투기꾼으로 만든 뒤, 세입자를 위한다며 집주인에게 세금 폭탄을 내려 응징하겠다는 논리를 펼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지난 9월 정부 부동산정책 질책하는 국민의힘 의원들 / 뉴스1


A씨는 이렇게 세입자와 투기꾼으로 나눈 뒤 위로 오를 수 있는 사다리를 없애는 것이 정부의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그 사다리가 바로 높은 'LTV(담보인정비율)'이다. A씨는 "세계에 유례없는 40~60%의 LTV로 세입자가 집주인이 될 기회를 철저히 차단한다"고 했다. 


이러한 대출 규제는 진보 정당의 가장 든든한 지지층인 2030 세대가 소득만으로 집을 살 수 없게, 즉 '기득권'을 갖지 못하게 한다는 것.


그는 "그들(2030 청년들)이 유주택자가 되는 순간 '기득권을 갖게 되어 자신들의 지지층에서 떠나게 되니까"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즉 집값이 폭득할수록 2030과 무주택자의 '있는 자'를 향한 적개심은 더욱 강해지고 이것이 진보 정당을 지지하는 표로 돌아와 정권 유지에 득이 된다는 게 그의 논리다. 


A씨는 "사람은 자신이 소유권을 행사하고 정주하는 영토, 집을 갖게 되는 순간부터 '지킬 것'이 생기고, 그렇게 되면 자연히 재산권과 책임감을 중시하는 우파 성향을 띄게 된다"고 했다. 


이어 "그러니 세입자는 계속 세입자로 살게 하고, 상대적 박탈감을 많이 가질수록 진보 성향이 강해지니 든든한 표 장사 고객님이 된다"고 덧붙였다. 


3년 전 A씨의 글을 본 누리꾼들은 "이게 진짜냐. 말도 안 되게 정확하다", "소름 돋게 정확하다", "통찰력이 대단하다" 등의 반응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