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편의점서 빵 먹다 '다큐 3일' 인터뷰 요청받은 남성이 지키고 싶었던 한 가지

가족 몰래 홀로 가장의 슬픔을 삼키는 한 아버지의 사연이 누리꾼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입력 2020-09-30 17:25:05
KBS 2TV '다큐멘터리 3일'


[인사이트] 성동권 기자 = 출근길 편의점 앞에서 빵으로 식사를 대신하던 남성은 제작진의 인터뷰 요청에 얼굴을 가려달라고 요구했다.


피치 못한 사정이 있을 거라는 짐작과 달리 남성은 너무나도 현실적인 이유로 시청자들을 눈물짓게 만들었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가족 몰래 홀로 가장의 슬픔을 삼키는 한 아버지의 사연이 재조명됐다


사연의 주인공은 KBS2 '다큐멘터리 3일'에 등장한 한 조선소 협력업체 직원이었다.


KBS 2TV '다큐멘터리 3일'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당시 방송은 '조선의 바다, 기로에 서다-거제 통영조선소 72시간'이라는 주제로 조선 업계의 위기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조선소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사연 속 남성도 조선업의 위기에 고통을 받고 있는 직원 중 한 명이었다.


이날 출근에 앞서 편의점에서 빵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던 남성은 제작진의 인터뷰 요청에 얼굴을 가려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그는 "살아가는 이유가 다른 게 있겠느냐. 자식들이 있으니까 살아가는 이유지"라며 "힘들어도 참아야 한다"라며 가장의 책임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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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가려달라 요청한 이유에 대해서는 "물론 제 주변에 (제가) 이런 일하는 거 모르는 사람도 많지만 우리 집사람이 봐서 아침에 빵 먹고 이런 모습 봐서 좋겠냐? 안 좋지"라고 설명했다.


혹여나 혼자 빵으로 식사를 대신하는 모습에 가슴 아파할 가족들을 위해 얼굴을 가려달라 요청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슬픔을 나만 가지면 되지 그걸 내 가족들한테까지 줄 필요는 없지 않으냐"라며 "나 혼자 아프면 되는 거고 자식이나 가족들한테 이런 거 보여주고 싶지도 않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래도 가족들한테는 당당한 아빠고 당당한 남편인데 이런 모습 보면 가족들이 얼마나 슬퍼하겠냐"라고 말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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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본 누리꾼들은 "진짜 전국에 가장 분들 존경합니다", "우리 아빠 생각나서 눈물 났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오늘(30일)은 5일간의 긴 추석 연휴의 첫날이다.


누군가는 집에서 달콤한 연휴를 즐기겠지만 어느 집의 가장은 오늘도 출근길을 나설 것이다.


오늘만큼은 오랜 시간 우리 곁은 묵묵히 지켜준 아버지에게 사랑한다는 한 마디를 건네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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