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육상 동물로 알려진 치타.
그런데 그 속도 만큼 치타가 빠르게 멸종 위기의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다.
아랍의 부자들 사이에서 치타를 소유하는 것이 유행처럼 퍼지면서 밀매가 기승부린 탓이다.
최근 각종 SNS를 보면 야생 동물인 치타를 애완용으로 기르며 자랑하는 게시물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치타들은 아랍 부호 또는 고급 차량과 함께 있는 모습이다.
이들은 부를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치타를 밀매하고 있다. 중동 부호들은 맹수를 애완동물로 기르는 것을 부와 용기를 상징한다고 여기고 있다.
실제로 치타는 사우디에서 마리당 6,600~10,000달러(한화 약 800만 원~1,200만 원) 이상 고가에 판매된다.
목줄에 묶인 어린 치타는 아무것도 모른 채 애완용으로 사람들의 손에서 자라다 대부분 일찍 죽음을 맞는다.
치타 연구 및 보존을 전문으로 하는 국제 비영리단체 '치타보존기금(CCF)'에 따르면 지난 한 세기 동안 전 세계 치타의 90%가 사라졌다.
밀렵꾼들은 주로 어미가 사냥 나간 틈을 이용하거나 새끼들이 보는 앞에서 어미를 무참히 살해한 후 새끼를 탈취한다. 이렇게 포획된 어린 치타들은 해상을 통해 아랍국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10마리 중 2마리도 채 살아남지 못한다.
애완용으로 길러져도 넓은 서식지가 없어 스트레스로 1~2년 안에 죽는다. 구조돼 자연으로 돌아가도 사냥 등 생존을 위한 행동을 어미에게 배우지 못해 생존 가능성이 작다.
이런 추세라면 10년 안에 완전히 멸종할지도 모른다고 CCF는 경고했다. 가까운 미래에 치타는 지구에서 사라진다는 뜻이다.
심각한 감소세를 보이는 치타는 현재 'CITES(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교역에 관한 협약)' 지정 1급 멸종 위기 동물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