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2일(월)

"누군가 죽으면 일이 시작된다"···고독사 청소부 가슴 먹먹하게 만든 현장 상황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원혜진 기자 =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소외돼 홀로 쓸쓸한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


애써 못 본 척하려 해도 세상에 마지막 흔적을 남기고 떠나는 이들을 결코 외면할 수 없다.


돌발적인 질병 등으로 홀로 생을 마감하는 것을 일컫는 고독사(孤獨死) 이야기다.


여기 한 남성은 그들이 남긴 쓸쓸한 족적을 쫓아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고독사 청소부라는 직업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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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넘게 고독사 청소부로 일하고 있는 김완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가 펴낸 책 '죽은 자의 집 청소' 속에는 우리 사회에 급속도로 늘어난 고독사의 그늘이, 안타까운 망자의 사연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해당 책에 따르면 김씨는 경찰과 유족, 건물주의 의뢰로 범죄와 고독사 현장, 쓰레기 집을 청소한다.


우선 고독사로 세상을 떠난 이들의 집에서는 악취가 나는데 오랫동안 시체가 방치된 경우 멸치 액젓, 묵은지를 연상케 하는 냄새가 더욱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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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들의 사연도 저마다 다양했다고. 홀로 지내던 한 남성은 원룸에 텐트를 치고 세상을 떠났다. 좁은 원룸마저도 넓게 느껴질 만큼 황망했던 걸까. 그의 텐트 안에는 감정을 다독여 주는 에세이 책들이 놓여 있었다.


또한 착화탄으로 불을 붙이면서도 분리수거까지 완벽하게 마치고 떠난 사람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떠나면서도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던 마음이 아닐까 싶다.


작가는 가장 슬펐던 모습에 대해 전하기도 했다. 그 모습은 홀로 지내던 한 여성의 고독사 현장 냉동실에 꽁꽁 얼린 채 발견된 쌍쌍바 였다.


사연의 여성은 홀로 지내면서도 한 여성은 홀로 지내면서도 모든 것을 짝 맞추어 지니고 있었다. 꼭 커플인 것처럼 찻잔, 칫솔 등이 한 세트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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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눠 먹을 이를 간절히 기다렸던 그녀에게 손을 내민 '누군가'는 없었던 것이다.


작가는 책 속에서 이 같은 사연을 담담하게 말하면서 깊이 남은 잔상을 어루만지고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고독사 문제를 여과 없이 보여주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고독사는 크게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9년 기준) 무연고 사망자 수는 77.4% 증가해 1만692명에 달했다.


이들 대다수는 독거노인, 1인 가구, 노숙자 등 소외 계층으로 유가족이 없거나 유가족이 시신 인수를 거부해 사망 지역 지방자치단체가 시신을 처리한 이들이라고 한다.


이제는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자리 잡은 고독사 문제. 희망을 잃어가는 이들을 위한 국가 차원의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