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2일(월)

택시 기사가 알려주는 '사고 위험'에도 택시들이 절대 '깜빡이'를 켜지 않는 이유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하루에 300~400km는 기본으로 타는데, 그때마다 피곤하게 깜빡이(방향 지시등)를 어떻게 켜요"


운전을 하다 깜빡이를 켜지 않은 채 차선을 휙휙 바꾸는 택시를 본 적 있는가. 이런 난폭 운전은 다른 운전자들을 아찔하게 만들기도 한다.


특히 초보 운전자들에게는 정말 아찔한 순간이다. 이에 몇몇 이들은 이런 택시기사들을 '도로의 무법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물론 모든 택시 기사가 난폭하게 운전하지는 않지만 이들이 과격한 운전을 한다는 인식이 퍼졌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힘들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그렇다면 이들은 왜 교통안전의 기본인 '깜빡이'를 켜지 않을까.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택시 기사가 왜 깜빡이를 잘 안 켜는지 설명해주겠다"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현직 택시 기사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택시 기사들이 깜빡이를 잘 켜지 않는 이유로 '피곤함'을 꼽았다. 차로를 바꿀 때마다 깜빡이를 켜면 너무도 피곤하기 때문이란 이야기다.


A씨는 "택시 기사들이 하루에 얼마나 운전하는지를 생각해 봐라. 하루에 300~400km는 기본이다"라며 "그러면 하루에 차선을 수백, 수천 번은 이동하는데 그때마다 깜빡이를 켜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아주 위험하거나 차로를 바꾼다는 신호를 꼭 알려줘야할 사안이 아니라면 될 수 있음 깜빡이를 잘 넣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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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시간이 길기 때문에, 매사 깜빡이를 켜고 키는 건 피곤하다는 뜻이다. 즉 오로지 자신만을 기준 삼은 행동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사연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도로교통법상 깜빡이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교통안전이라고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운전 시간이 길다고 도로교통법의 규제를 받는 대상이 아니냐"며 "운전은 나 혼자하는 게 아니라 서로 조심해야 한다. 깜빡이는 필수다"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A씨가 자신의 의견을 지나치게 합리화 한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나 하나만 생각하다간 모두가 다칠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무엇보다 사고가 나면 승객도 위험해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도로교통법상 모든 주행자는 좌회전, 우회전, 횡단, 유턴, 서행, 정지 또는 후진을 하거나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면서 진로를 바꿀 때 30m 전(고속도로는 100m 전)부터 깜빡이를 켜야 한다.


하지만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조사한 ‘2018 교통문화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운전자의 깜빡이 점등률은 71.5%에 그쳤다.


신호 준수(96.5%), 이륜차 안전모 착용(84.6%), 정지선 준수(78.4%) 등 타 교통 안전 수칙과 비교 시 눈에 띄게 낮은 수치를 보여준다.


이에 경찰청은 지난해 4월부터 깜빡이 켜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깜빡이를 켜지 않다가 적발될시 범칙금 3만원이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