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산불로 '황무지' 돼버린 호주 땅에 '폭우'가 쏟아지자 일어난 놀라운 변화

지난해부터 9개월간 지속한 최악의 산불로 황무지가 된 호주에는 올해 초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며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입력 2020-07-12 18:36:34
Twitter 'LucyThack'


[인사이트] 박수은 기자 =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해 올 2월까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전역을 휩쓴 대형 화마는 호주 천혜의 자연경관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최악의 산불로 황무지가 된 호주에는 지난 몇 개월간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며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호주판에는 대형 산불과 극심한 가뭄 사태를 겪은 호주가 다시 옛 모습을 찾아가며 놀라운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잇따른 자연재해로 신음하던 호주를 향한 전 세계의 걱정 어린 시선이 이어지던 가운데 호주 지역 산림이 회복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 것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he New York Times


앞서 호주는 지난 2018년, 100년 만에 가장 적은 강수량을 기록할 정도로 장기적인 가뭄에 시달려왔다. 여기에 35도가 넘는 이상 기온 현상과 강풍이 맞물리며 산불로 이어졌다.


좀처럼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던 화마를 잠재운 것은 기록적인 폭우였다. 올 초 연평균 강우량을 웃도는 비가 내리면서 지난 2월 중순 산불은 종식됐다.


폭우는 산불을 잠재웠을 뿐만 아니라 메마른 땅에 변화를 가져왔다. 땅을 촉촉이 적실만큼 충분히 비가 내린 덕분에 새 생명도 움트기 시작한 것.


이런 변화는 호주 ABC의 기자 루시 태크레이가 공유한 사진에서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7개월 반 만의 뉴사우스웨일스의 변화'라는 글과 함께 황무지가 초록색 풀이 무성해진 농경지로 탈바꿈한 사진을 공유했다.


2018년 5월 촬영한 호주 위성 사진 / NASA


2020년 6월 촬영한 호주 위성 사진 / NASA


또 호주의 한 농장경영인은 지난달 19일 트위터를 통해 농경지에 새싹이 돋아난 사진을 올리며 기쁨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지구관측소(Earthdata)는 다국적 과학조사 위성 테라(Terra)의 MODIS 데이터를 이용해 촬영한 호주의 위성 사진 공개한 바 있다.


공개된 위성 사진은 두 장으로, 각각 호주 남동부를 지난 2018년 5월과 2020년 6월에 촬영한 사진이다.


가뭄이 극심했던 2018년 5월경 찍은 위성 모습에선 모래 빛의 황토색을 호주 남동부를 뒤덮고 있다. 반면에 2020년 6월 사진에서는 곳곳이 연둣빛으로 물들어 있어 같은 곳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Twitter 'Warraboy'


호주는 연평균 강우량이 600㎜ 미만으로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대륙 중 하나다. 그런데 올 초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풀이 자라기 시작한 것이다.


호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강우량이 평균을 웃돌았다. 1~4월 멜버른 강우량은 약 400mm로 2019년 같은 기간보다 8배 많은 수준이었으며 192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산불의 직격탄을 맞았던 뉴사우스웨일스주에도 올해 4월~5월 4년 만에 큰비가 찾아왔다.


한편 호주 현지 언론은 6월~8월 사이 겨울 날씨도 평년보다 습윤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해 호주 당국은 가뭄 해갈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2020년 5월 16일부터 6월 14일까지 호주 산림 관찰 위성 사진 / NA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