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한 말도 기억 못하는 덜렁이 친구는 사실 '천재'일 확률 높다

사소한 것도 금세 잊는 사람들이 뇌의 기억 중추인 해마(hippocampus) 활동이 활발해 더 똑똑하다는 연구 결과가 눈길을 끌었다.

입력 2020-06-14 17:04:00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원혜진 기자 = "뭐였더라?"


자기가 방금 했던 말도 잊어버리고 매사에 덤벙거리는 친구가 주변에 한 명쯤 있을 것이다.


이런 친구는 항상 챙겨주어야 할 것 같은 '빙구미'와 '허당미'가 줄줄 흘러 항상 친구들에게 걱정 섞인 핀잔을 듣곤 한다.


나보다 한 수 아래(?)라고 생각했던 친구. 그가 사실은 엄청난 '천재'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동백꽃 필 무렵'


최근 해외 온라인 매체 'TEEPR'은 인간의 기억력과 관련해 흥미로운 연구 결과 하나를 소개했다.


해당 연구는 토론토 대학교 신경과학대 교수 블레이크 리처즈(Blake Richards)와 그의 연구진이 진행한 것으로 건망증이 있는 사람이 더 똑똑하다는 결과를 입증했다.


연구진은 다년간의 추적과 조사로 인간의 뇌가 중요한 것에는 집중하지만 비교적 가벼운 정보나 기억은 포기하도록 설정됐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뇌 활동을 통해 '망각' 작업이 이루어지는데 중요한 정보가 많을수록 이 과정이 활발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제 3의 매력'


연구진에 따르면 이 과정은 뇌의 기억 중추인 해마(hippocampus)에서 이루어지는데 해마는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면 중요한 부분만 저장하고 그 밖의 사소한 기억들은 지운다.


따라서 사소한 것도 금방 잊어버리는 건망증인 사람들이 해마의 활동이 활발하고 나아가 중요한 정보, 기억, 지식 등을 많이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건망증이 있는 이들이 기억력이 좋은 사람보다 더 똑똑한 뇌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블레이크는 "쓸데없는 정보는 스마트폰이 기억해줄 수 있다. 정말 중요한 정보만 골라서 기억해 낼 줄 아는 뇌가 진짜 똑똑한 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맥락에서 건망증이 천재성의 반증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