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지게 가난했던 수험생 면접 보게 도와줘 '서울대' 합격시킨 경비 아저씨

서울대학교 수시 면접을 보러 지방에서 올라오다가 가진 돈을 모두 잃어버린 대학생과 그를 도와준 경비 아저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입력 2020-05-29 18:19:52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말 그대로 찢어지게 가난한 집, 식당에서 일하는 엄마와 아들에게 허용된 공간은 6평 정도의 반지하였다. 


엄마는 하루 10시간 이상 일하면서 생활비를 벌었고 고3이 된 아들 A군은 생각보다 비싼 원서비에  서울대학교와 다른 대학교 단 두 곳만 수시를 지원했다. 


그마저도 낼 돈이 없어 담임선생님이 준 10만 원으로 했다. 


수시를 지원한 결과 A군은 서울대학교 면접을 볼 기회가 생겼다. 엄마는 눈물을 흘리며 좋아하시더니 차비로 쓰라며 5만 원을 손에 쥐여줬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프로듀서'


면접을 보기 위해 왕복 버스를 예약하고 나니 남은 돈은 1만 5천 원이었다. 서울대입구역 인근 찜질방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 날 아침 면접을 보고 오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버스에 올랐다. 


난생처음 서울이란 곳에 도착한 A군은 가방에 넣어뒀던 1만 5천 원을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알 수도 없었다.


찜질방에서 자려고 했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추운 날씨에 아들은 울면서 거리를 배회했다. 


밤 11시가 된 늦은 시간 어느 아파트 단지 벤치에 앉아 하염없이 울고 있는 아들에게 어떤 경비원 아저씨가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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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디어 마이 프랜즈'


여기서 왜 울고 있냐는 경비원 아저씨의 질문에 A군은 자신의 사정을 털어놓았다. 이 이야기를 들은 경비원 아저씨는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A군을 자신의 경비원 숙직실로 데려갔다. 


그곳에서 경비원 아저씨는 손수 라면을 끓여주더니 숙직실에서 잠을 청하고 면접을 보러 가라며 자신의 와이셔츠와 내려갈 때 차비로 쓰라며 1만 원을 빌려줬다. 


경비원의 도움으로 면접을 본 A군은 서울대학교에 당당히 합격했다. 


A군이 엄마에게 전화한 뒤 두 번째로 연락한 사람은 경비원 아저씨였다. 감사하는 말에 아저씨는 마치 자신 일인 양 고맙다며 행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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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생활을 위해 서울로 올라온 A군은 생각보다 어려운 서울살이에도 악착같이 알바를 해 돈을 모았다. 


그리고 첫 학기가 끝날 때쯤 50만 원을 손에 쥔 그는 평소 눈여겨보았던 양복을 사서 7개월 만에 경비원 아저씨를 찾아갔다. 


그날 태어나서 가장 큰돈을 썼다는 A군, 그날만큼은 정말 행복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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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지난 2017년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 공개됐던 한 서울대생의 이야기다. 


당시에도 공개되자마자 많은 누리꾼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던 이 사연은 최근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회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