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도 하다 '피' 흘린 남성은 번뜩이는 아이디어 하나로 '청년 재벌'이 됐다

면도를 하다 무뎌진 면도날에 턱이 벤 한 청년은 사고의 전환으로 인류 역사상 길이 남을 면도기를 발명했다.

입력 2020-05-26 11:45:19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런데 매일 얼굴에 칼날을 들이미는 것인 만큼 좋지 않은 면도기를 사용하다 보면 면도날에 베여 상처가 나기 일쑤다.


여느 남성들과 다르지 않았던 한 30대 청년은 면도를 하다 '피'를 본 후 문득 든 생각 하나로 청년 재벌에 등극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는 미국의 한 청년이 일상 속 사고의 전환으로 혁신적인 방식의 면도기를 개발한 과정이 소개됐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19세기 후반 미국에 거주하는 한 청년은 면도를 하다 무뎌진 면도날에 턱이 베여 상처가 났다.


상처 사이로 흐르는 피를 보며 그는 문득 '이렇게 멀쩡한데 또 면도기를 사야 하다니. 면도날만 바꿀 순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당시 시중에 풀린 면도기들은 면도날과 몸체가 붙어 있는 일체형이었기에 면도날을 교체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고민 끝에 "내가 만들고 말겠다"라고 의지를 불태운 청년은 최초의 '카트리지' 방식의 면도기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카트리지 면도기 방식 / 온라인커뮤니티


바로 이 청년이 킹 캠프 질레트(King C. Gillette). 현재까지도 뭇 남성들 사이에서 인기 면도기 브랜드로 자리하는 '질레트'의 창업자이다.


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혁신적인 '카트리지' 방식의 면도기 발명으로 질레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면도기 업계 1위로 등극했다.


질레트가 승승장구하던 20세기 중반 어느 날, 문구류 회사 빅(BIC)이 혜성처럼 등장해 플라스틱의 값싼 원재료를 이용한 일회용 면도기를 출시했다.


플라스틱 일회용 면도기는 면도기 제품의 경쟁 핵심은 고급 면도날이었던 당시의 면도기 시장에서 신선한 충격이었다.


BIC


일반 서민 소비자들에게는 저렴한 가격이라는 메리트가 크게 작용했고 대중적으로 널리 사용하게 됐다.


업계 1위 자리에 위협을 느낀 질레트는 자사의 일회용 면도기 제품 'Good News'를 출시하게 됐다.


질레트는 발 빠른 대처로 업계 1위 자리는 유지했지만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저렴한 제품 판매로 회사의 수익성이 떨어진 것이다.


이후 일회용 면도기를 포기하고 기존 면도기 사업에 집중했다. 질레트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면도기 성능의 또 다른 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이미 좋은 면도날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상처가 나는 이유에 대해 고민하던 그는 해답을 찾았다. 바로 면도날과 턱의 각도.


그는 수년간의 면도기 사용 경험에 비춰봤을 때 면도날과 턱의 각도가 맞지 않으면 털 아래의 살까지 밀려서 상처가 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카트리지' 방식에 이어 또 한 번의 '유레카'적 발견을 한 질레트는 모든 인종의 턱의 각도에 대한 대대적인 연구에 돌입했다.


당시 수익 2조 원 중 7,000억 원을 연구비용에 쏟아 부으며 전 세계 모든 인종의 하관 구조를 연구한 결과, 인종별 최적의 면도기를 개발하기에 이른다.


질레트 (Gillette)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화면


시중에 나온 제품에 안주하지 않고 불편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사고의 전환을 했던 질레트. 


더 나아가 업계 1위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고민을 통해 면도기 시장의 길이 남을 역사를 만들어냈다.


현재까지 면도기 업계의 명실상부 1위 기업이 걸어온 길을 통해 높은 자리에서 오래가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임을 깨닫게 한다.


자신이 꿈꾸는 분야에서 '롱런'하고자 한다면 일상 속 작은 곳에서 사고의 전환을 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