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눈에 이식할 수도" 사람 눈과 똑닮은 인공 눈 나왔다

사람 눈과 거의 흡사한 수준의 인공 눈이 개발돼 과학계가 들썩이고 있다.

입력 2020-05-25 10:37:10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사람 눈을 꼭 빼닮은 인공 눈이 개발됐다. 인공 눈은 이미 여러 차례 개발된 적 있지만, 구조가 더 정교해졌고, 시력도 좋아졌다.


특히 그간 구현해내지 못했던 망막의 형태와 구조가 실제와 매우 흡사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1일 학술지 네이처는 홍콩과학기술대학교의 판즈융 교수 연구진이 사람의 눈보다 10배 많은 광수용체를 담을 수 있는 인공 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의 가장 큰 성과는 망막의 형태와 구조를 실제와 비슷하게 제작했다는 것이다. 1cm²당 1000만개의 광수용체가 들어 있는 망막은 빛을 모아 초점을 맞추는 역할을 수용한다.


망막 속 광수용체는 감지한 빛을 전기적 신호로 바꿔 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한다. 막막이 눈의 기능을 결정하는 핵심 부위인 셈이다.


Nature


판 교수팀은 기상증착법이란 기술을 이용해 그동안 모방하기 어려웠던 망막의 형태와 구조를 실제 눈과 비슷하게 만들었다.


기상증착법이란 원하는 물질이 든 재료를 반응기 안에 넣어 분해시킨 다음 화학 반응을 통해 원하는 형태를 만드는 기술이다.


연구진은 광수용체에 차세대 태양전지에 활용되는 신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를 썼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독특한 결정 구조를 가진 반도체 물질을 통틀어 부르는 말이다.


빛을 전기로 바꾸거나 반대로 전기를 빛으로 바꾸는 특성이 있다. 색 재현성이 뛰어나 빛을 선명하게 인식하고 제조 공정도 간단하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구진이 개발한 인공 눈은 지름 2cm로 속이 전기가 통하는 전도성 액체로 채워져 있다. 실제 사람 눈과 크기가 비슷하지만 빛을 감지하는 속도가 5배 정도 빠르다.


연구진이 만든 인공 망막은 1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수준의 페로브스카이트 나노선 3개로 구성된다. 나노선 하나는 광수용체 하나의 역할을 한다.


현재 개발된 인공 눈은 외부 전원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자급자족 방식으로 소형 태양전지를 활용해 나노선에 전기를 공급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판 교수는 "사람의 눈을 모방한 인공 눈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과학 기구나 전자제품, 로봇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