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지금 '포르노' 찍냐"···너무 더워서 상의 탈의하고 창문 연 딸에게 엄마가 한 막말

한 여성이 운동 후 흘린 땀을 말리기 위해 웃옷을 벗고 창문을 열었다가 엄마로부터 씻을 수 없는 폭언을 들었다고 전했다.

입력 2020-04-10 11:23:54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말을 현명하게 선택하라. 왜냐하면, 행복, 관계 그리고 자신의 풍요로움에 영향을 미칠 테니까"


미국의 신경과학자 앤드류 B. 뉴버그는 말이 가진 힘에 대해 강조했다. 이는 한 실험을 통해서도 증명됐다. 


파괴적인 말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부추기지만 용기를 북돋워 주는 말은 행복 호르몬을 방출하게 한다는 것이다. 


말이 가진 힘은 아직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사춘기 청소년들에게 더욱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일부 부모들은 순간 욱하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자녀들에게 폭언을 날린다. 자녀는 부모에 대한 증오와 부정적 사고에 사로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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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엄마에게 "포르노 배우 하려고 그래?"라는 말을 들었다는 A양의 사연이 공개됐다. 


사연에 따르면 A양은 집에서 운동한 후 더위를 느껴 상의를 탈의하고 창문을 10cm 정도 열었다. 시원한 바람으로 땀을 말릴 요량이었다. 


이때 A양의 엄마는 노크도 없이 방에 들어왔다.


상의를 탈의한 채로 창문을 열고 있는 딸의 모습을 본 엄마는 소리를 지르며 "너 포르노 찍냐? 사람들 다 보이게 뭐 하는 짓이야?"라며 A양을 나무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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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양은 엄마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엄마는 오로지 A양의 행동만을 문제 삼으며 미안하다는 말을 건네지 않았다. 


엄마의 입에서 나온 '포르노'란 말에 A양은 적잖이 당황했고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인터넷상에는 A양과 같은 사연을 지닌 수많은 사람이 존재한다. 


새벽에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딸에게 "야동 찍냐"고 물어본 엄마를 비롯해 화장을 진하게 한 딸에게 "술집 여자 같다"는 말을 한 아빠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엄마로부터 "너 이렇게 공부 안 할 거면 차라리 변명거리라도 되게 남자랑 뒹굴어서 애나 낳아"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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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능을 망친 한 수험생은 엄마에게 "미친X, 그럴 거면 뭐하러 사냐? 내가 너였으면 안 살아. 살만 뒤룩뒤룩 쪘으면 공부라도 잘해야지, 뭐 수능을 망쳐?"라는 말을 들었다고 호소했다. 


그는 엄마의 폭언을 녹음해 들으며 '못 살겠다. 자괴감이 든다'고 전했다. 


정상교 저 '감사, 감사의 습관이 기적을 만든다'에 따르면 미국의 한 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어렸을 때 부모에게서 들었던 말을 떠올리게 했다. 


그 결과 재소자의 대부분이 "이런 한심한 녀석", "너 같은 놈은 결국 감옥에 갈 거야"와 같은 부정적인 말을 들었던 기억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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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작가는 부모가 욕설을 자주 하는 집에서 자란 아이는 어휘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태도에서도 욕설과 분노와 부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반면 긍정적인 표현과 감사의 표현을 자주 하는 집에서 자란 아이는 커서도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자기 자신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이 된다. 


'탈무드'에는 어느 왕이 광대 2명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선한 것과 악한 것을 가지고 오라고 했다는 우화가 있다. 이에 따르면 심부름을 받은 광대는 똑같은 것을 가지고 왔는데 바로 '혀'였다. 


즉, 사람을 살리고 삶을 바꾸는 세상에서 가장 선한 것도 말이고 사람을 죽이고 인생을 망치는 세상에서 가장 악한 것 또한 말이라는 뜻이다. 


부모라면 또 부모가 될 사람이라면 자신의 한 마디가 자녀를 어떻게 성장하게 할지, 또 어떻게 망칠지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