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엄빠한테 '애기' 취급받는 어른이들은 여기 모여주세요"

많은 일을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성인이 되어서도 당신의 엄마 앞에서는 누구보다도 사랑스러운 아기다.

입력 2019-08-16 18:49:43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친정엄마'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우리 애기 왔어?"


달콤한 연인의 말처럼 들리겠지만 사실은 집에 들어갔을 때 우리 엄마가 하는 소리다. 


내가 2박 3일 여수로 여행을 갔다 온 뒤 우리 엄마는,


"우리 애기 2박 3일씩이나 여행도 다녀오고 대견하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엄마와 나 둘뿐이면 괜찮지만 누군가가 듣는다면 이만큼 창피한 말은 없을 것이다. 


내 나이 올해로 27살이기 때문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친정엄마'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른인 나를 아직도 아기 취급하는 엄마'라는 주제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올라왔다. 


특히 엄마와 함께 병원을 찾은 한 누리꾼의 사연이 눈길을 끌었다. 


사연에 따르면 주사실로 향하던 누리꾼의 뒤를 엄마가 뒤쫓았다. 딸을 따라 들어오려던 엄마는 간호사에게 안타까운 목소리로 "우리 애가 아픔이 많아요"라고 말했다. 


글을 쓴 누리꾼은 "그때 나 24살이었다"라며 창피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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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누리꾼은 집으로 가는 길에 방울토마토를 샀다가 아빠로부터 아기 취급을 당했다. 


방울토마토를 들고 온 딸을 본 아빠는 "저 쪼그만 게 얼마나 방울토마가 먹고 싶었으면... 저걸 들고 버스 타고 왔을 생각을 하니 눈물이 난다"며 딸을 향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약국에서도 엄마의 '아기' 사랑은 끝이 없다. 전염병이 유행할 시기, 고3 아들을 위해 마스크를 사려고 약국으로 들어간 엄마는 "우리 아기 쓸 마스크 하나만 주세요?"라고 말했다. 


이에 약사가 "아기가 몇 개월쯤 되나요?"라고 묻자 엄마는 "한 200개월쯤 됐다"고 답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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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의 아기도 등장했다.


80대 할머니가 인테리어 업자에게 "거기는 우리 아기방이니까 신경 좀 써주쇼"라고 말한 것. 그 아기의 정체는 환갑을 넘긴 60대 아들였다.


아마도 엄마의 눈에는 자식이 20대가 되고 60대가 돼도 자신의 품에 안겨있던 그 모습이 겹쳐 보이는 듯하다. 


오늘도 집에 들어가면 엄마는 "우리 아기 밥은 먹었어?"라고 물으며 다 큰 자식의 엉덩이를 토닥일지도 모른다.


그때 자신보다 작아진 엄마를 품에 꼭 안아보자. 당신의 포옹 한 번에 엄마는 미소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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