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시신 만이라도"…엄마가 딸 강간·살해한 범인에게 무릎 꿇고 빈 이유

중국 유학생을 성폭행 및 살해한 남성이 여성의 시신이 위치한 장소를 끝끝내 밝히지 않은 채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입력 2019-07-20 17:08:51
장잉잉과 브렌트 / (좌) CCTV (우) Wire feeds


[인사이트] 장경윤 기자 = 딸의 시신이라도 고향의 땅에 묻고 싶었던 어머니는 살인범을 향해 간절한 호소를 전했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중국 유학생을 성폭행한 뒤 시신을 유기한 남성이 종신형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7년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남성 브렌트 크리스텐슨 (Brendt Christensen)은 이곳으로 유학을 온 여성 장잉잉(Zhang Yingying)을 살해했다.


당시 브렌트의 수법은 매우 잔혹했다.


브렌트는 장잉잉을 자신의 집으로 납치해 성폭행한 후 야구 방망이로 숨질 때까지 폭행했다. 장잉잉이 사망한 뒤에는 목까지 베어냈다.


장잉잉이 브렌트의 차에 탑승하는 순간의 CCTV 장면 / University of Illinois Police


장잉잉이 실종 처리된 뒤에도 아무렇지 않게 일상생활을 이어가던 브렌트는 문득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내가 장잉잉을 죽였다"는 말을 건넸다.


여자친구는 이를 경찰에게 고백했으며, 경찰은 여자친구에게 소형 마이크를 채워 이와 관련된 정보를 녹취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를 알 리 없는 브렌트는 자신이 장잉잉을 성폭행한 방법이나 목을 잘랐을 때의 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녹취록과 더불어 장잉잉이 브렌트의 차에 탑승하는 CCTV 장면을 확보한 경찰은 즉시 브렌트를 체포해 재판에 넘겼다.


범행 장소로 추정되는 브렌트의 집 / Central District of IllinoPlee


그러나 장잉잉의 시신 등 직접적인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기에, 배심원들은 브렌트의 형량을 두고 저마다 엇갈린 의견을 내놨다.


브렌트 또한 재판 내내 침묵만을 유지하며 어떠한 추가 정보도 흘리지 않았다.


결국 판사는 브렌트에게 사형 대신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내렸다. 브렌트는 이 상황에서도 최종 발언 기회를 거부했다.


이 순간 법정에는 장잉잉 가족들의 탄식 소리가 흘러나왔다.


이전 재판에서 눈물로 억울함을 호소한 장잉잉의 가족들 / zuqiubifen


지친 표정으로 법정 밖에 나온 장잉잉의 어머니 예리펭(Ye Lifeng)은 자신을 향한 카메라를 향해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예리펭은 "부디 당신(브렌트)의 영혼에 인간성이 남아있다면 우리의 고통을 끝내 달라"며 "장잉잉의 시신이라도 집에 보내 달라"고 밝혔다.


장잉잉의 남자친구인 호샤오린(Hou Xiaolin) 또한 "우리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은 장잉잉을 중국 땅에 묻을 수 있도록 시신의 위치를 찾는 것"이라고 전했다.


현지 경찰은 브렌트가 장잉잉의 유해를 완전히 파괴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