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몰카 유포한다"는 협박 들은 남성이 코웃음(?) 치며 넘어간 슬픈 이유

성매매 사실을 추궁하며 돈을 보내라는 보이스피싱범의 협박은 성 경험이 없는 남성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입력 2019-07-01 17:29:13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스물'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불법 성매매업소에 다니는 남성층을 겨냥한 신종 보이스피싱(전화 금융 사기)을 무사히(?) 피해간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이 남성은 특별한(?) 이력을 갖고 있어 보이스피싱을 단번에 알아차렸다고 한다. 그의 특별한 이력은 무엇이었을까.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성 경험이 없으면 좋은 점"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얼마 전 모르는 번호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그가 3년 전 업소에서 성매매하는 영상을 갖고 있고, 돈을 보내면 지워준다는 연락이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 글에 따르면 보이스피싱범은 A씨의 신상을 꽤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다. 다니는 직장부터 온라인에서 자주 쓰는 아이디와 비밀번호까지 들먹이며 A씨를 몰아붙였다.


심지어 카카오톡 등 SNS까지 해킹했다며 A씨가 성관계하고 있는 영상을 모든 지인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그러나 이 소름끼치는 협박이 A는 전혀 두렵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그는 나이 30이 다 되도록 누군가와 성관계를 맺어본 적이 아예 없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모르는 보이스피싱범은 더 거세게 A씨를 몰아세웠다. 200만원을 주지 않으면 여자친구에게 영상을 유포하겠다는 엄포까지 놓았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언니가 살아있다'


A씨는 이 상황이 다소 웃기기까지 했지만, 보이스피싱범이 개인정보를 유출할 수 있다고 생각해 최대한 예의 바르게 대답했다.


"죄송한데 제가 아직 성관계를 맺어본 적이 없어서요…"


보이스피싱범은 당황한 듯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다 A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 듯 성매매를 하지 않았냐고 추궁했다.


아직 첫 경험도 하지 못한 A씨는 성매매를 했다고 인정하라는 보이스피싱범의 강요에 슬슬 화가 날 지경이었다. 결국 그는 육두문자가 섞인 사자후를 내뱉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미생'


A씨는 "성 경험이 없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성 경험 자체가 없으니 사기를 당할 걱정도 없고 매우 좋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나날이 진화하는 보이스피싱의 수법에 질색하는 반응을 보이는 한편 A씨에게 위로(?)를 보냈다. 하루빨리 좋은 배필을 만나 첫 경험을 하길 응원한다는 누리꾼도 있었다.


한편 보이스피싱은 A씨처럼 아예 여지가 없지 않은 이상 피하기가 매우 어렵다. 실제로 보이스피싱 사건은 처음 발생한 뒤 해마다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6만건이 발생했고, 피해액 규모는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