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km' 떨어진 강릉서 '고성 산불' 현장인 척 보도한 KBS

지난 4일 산불 특보 당시 강릉에 있던 KBS 기자가 고성인 척 거짓 보도를 해 빈축을 사고 있다.

입력 2019-04-12 18:28:31
KBS1


[인사이트] 석태진 기자 = 역대급 화마가 강원도 고성을 뒤덮어 엄청난 피해를 입힌 가운데 공영방송 KBS가 취재 보도 장소를 속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11일 KBS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KBS는 4일 뉴스특보를 통해 강원도 고성군에서 발생한 화재를 보도했다.


당시 뉴스특보를 맡은 앵커는 화재 발생 소식을 전한 뒤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 기자를 연결한다"고 말했다.


이에 마이크를 넘겨받은 기자는 산불 피해 소식을 전하며 "지금까지 고성에서 KBS 뉴스 000입니다"라고 답했다.


뉴스1


하지만 화재 현장에서 보도하는 줄 알았던 당시 생방송 속 배경은 사실 100km 가까이 떨어진 KBS 강릉방송국 인근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KBS 노조는 진실을 밝히며 해당 보도가 허위 사실로 시청자를 기만했기 때문에 취재윤리 위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공정방송 의무를 저버린 것이며, 급한 상황에서 벌어진 단순 실수라 볼 수 없다는 노조.


이에 KBS는 "당시 경황이 없었고 급하게 산불 소식을 전하려다 보니까 제대로 점검하지 못했다"며 "이와 관련해 시청자들에게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KBS 공식 홈페이지


또한 해당 기사의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다.


한편 KBS는 이번 산불 보도 당시 '특보 시점이 늦었다', '수어방송이 늦어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대피 구조의 비중이 낮았다' 등 수많은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계속되는 지적에 지난 10일 양승동 KBS 사장은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재난방송 개선 TF'를 구성하고 시스템 전반을 대폭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