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성능 떨어지는 '불량 소방 장비'로 대형 화재 현장 뛰어들었던 소방관들

한 업체가 납품한 불량 소화 장비가 전국의 특수 소방차에도 납품돼 장착된 사실이 드러났다.

입력 2019-04-11 10:50:56
KBS '뉴스 7'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한 소방 장비 업체가 성능 시험 결과를 조작해 불량 소화 장비를 소방청에 납품했다는 내부 고발이 제기됐다.


해당 업체는 감쪽같이 소방청을 속였고, 소방청도 속았다.


10일 KBS '뉴스 7'은 한 소방 장비 업체가 소방청에 불량 소화 장비를 납품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이들은 불량 소화 장비를 판매하기 위해 정유공장(석유제품 제조 공장)에서 시험 결과 조작 과정을 거친 것으로 전해진다.



KBS '뉴스 7'


보도에 따르면 이 업체가 납품한 불량 소방 장비는 전국의 특수 소방차에도 장착됐다.


해당 업체가 납품한 제품은 특수 소화 진화 장비인 '압축 공기포'다. 이는 물만으로 불을 끌 수 없을 때, 거품으로 공기를 차단해 화재를 진압하는 특수 약품이다.


주로 화학 단지나 석유 공장처럼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현장에서 사용된다.


이때 약품이 제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물과 거품 약제, 그리고 압축된 공기를 일정 비율로 혼합해야 한다.


그런데 기준에 미달하는 '압축 공기포' 소화 장비를 소방청에 납품했고, 이를 특수 소방차가 장착하고 다닌 것이다.



KBS '뉴스 7'


해당 업체 관계자는 "납품 시기에 쫓겨 계기판 조작을 통해 일단 검사만 통과해서 납품해 보자"고 사장이 적극적으로 요구했다며 고발했다.


실제로 물과 거품 약제의 혼합 비율을 표시하는 계기판에서 미리 설정한 조작된 수치가 나타났다.


화재 종류마다 혼합 비율을 달리해 사용해야 하지만 지금까지 화재 현장에서는 '엉터리 수치'로 혼합된 압축 공기포로 화재를 진압해 온 것이다.


현재 이렇게 조작된 계기판으로 검증을 통과한 제품들은 소방청 소속 특수 소방차 4대를 포함해 전국 6곳에 납품된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청 등은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제품이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Naver TV 'KBS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