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7일(토)

일본이 항의하자 설치 이틀 만에 '위안부 소녀상' 바로 철거해버린 필리핀 정부

필리핀에 설치된 소녀상 / KBS 뉴스 9


[인사이트] 변세영 기자 = 위안부로 고통받은 피해자들을 기리는 '소녀상' 조각상이 또 철거됐다.


지난 4일 일본 산케이 신문은 필리핀 북부에 건립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소녀상'이 설치 이틀 만에 철거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소녀상은 충북 제천 평화의 소녀상을 방문했던 필리핀 산페드로 시장의 제안으로 지난해 12월 28일 필리핀 라구나주 산 페트로 시 여성의 집에 세워진 조각상이다.


'해외 평화의 소녀상 세우기 운동'을 진행해온 이근규 전 충북 제천시장을 비롯해 국민들은 성금을 모아 소녀상에 힘을 보탰으며 조각상 제작에 적극적으로 뜻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 뉴스 9


소녀상은 국내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과 같은 모양인 것으로 전해지며 위안부 피해자들의 넋을 기리는 의지가 담겼다. 하지만 일본이 소녀상 사업의 발목을 잡았다.


조각상이 세워진 이틀 후인 지난해 12월 30일, 필리핀 주재 일본대사관이 필리핀 산 페트로 시에 성명을 통해 '유감'을 표명하고 나선 것이다.


일 대사관은 "이번 경우를 포함해 다른 국가들에 위안부 조각상을 세우는 것은 매우 유감이며 일본 정부의 입장과도 배치된다"라고 주장하며 소녀상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GettyimagesKorea


필리핀 내 위안부 소녀상 철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필리핀에서는 지난해 4월 수도 마닐라에 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 동상이 건립 반년도 채 되지 않아 철거된 바 있다.


필리핀 국가역사위원회와 위안부 피해자 단체가 하나로 뜻을 모아 해당 동상을 필리핀의 중심 마닐라에 설치했지만, 설립 약 4개월 만에 철거돼 아쉬움을 자아냈다.


당시 AFP와 요미우리 등 외신들은 필리핀 정부가 주요 원조국인 일본의 항의 때문에 위안부 추모 동상을 철거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해 대한민국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