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매년 위안부 소녀상의 힘겨운 '겨울나기'를 함께해왔던 대구 시민들이 난데없는 '핫팩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30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에 있는 소녀상 사진이 올라와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사진 속 위안부 소녀상의 목에는 목도리가, 손과 발에는 핫팩이 얹어져 있다. 추운 겨울, 홀로 맨발로 앉아있는 소녀상에 시민들이 핫팩을 두고 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된 부분은 핫팩의 개수가 너무나도 많다는 점이다.
게다가 핫팩은 열기가 식으면 버려야 하는 일회용품이다.
이 때문에 잔뜩 놓인 핫팩이 이미 식어버린 '쓰레기'를 버린 것인지 따뜻한 '온정'을 나눈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를 '쓰레기'라고 본 한 누리꾼은 "버릴 명분이 생겼을 뿐"이라며 "차가워진 핫팩은 누군가가 버려야 된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 텐데 개수가 너무 많다"고 주장했다.
반면 반대 입장의 누리꾼은 "저걸 단순히 결과로만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한명 한명의 선의를 폄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대구 시민들은 비바람이 몰아치고 한파가 찾아오는 궂은 날씨에도 매번 소녀상을 따뜻하게 감싸줘 왔다.
하지만 올해에는 소녀상을 위해 하나둘 모인 핫팩이 너무 많다는 이유만으로, 논란 아닌 논란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이는 매년 따뜻하게 이어져 왔던 마음마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든 각박한 사회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한편,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9명 중 현재 생존자는 단 25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