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경은 기자 = 여객선 좌초 사고 현장서 배에 끝까지 남아 승객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킨 선장의 대처에 박수갈채가 쏟아지고 있다.
25일 중앙일보는 지난 24일 제주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좌초 사고에 대해 보도했다.
이날 오후 2시 43분 제주도 서귀포시 가파도 남동쪽 0.5㎞ 해상을 지날 무렵 여객선 블루레이 1호(199t)에서는 선내 스피커를 통해 "표류 중이니 구명조끼를 입으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당시 여객선에는 승객 195명과 선원 4명 등 199명이 타고 있었다. 선원들의 안내에 따라 승객들은 구명조끼를 입은 채 대기했다.
잠시 후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선체가 멈춰서는 아찔한 순간이 이어졌지만 승객들의 선원들의 신속한 조치에 따라 침착하게 대처했다.
그 결과 승객들은 해경 측이 투입한 송악산 101호를 타고 오후 4시 5분경 모슬포 운진항으로 무사히 이동할 수 있었다.
해경에 따르면 하선 당시 승객들은 단 한 명도 병원을 가지 않을 정도로 정신적·신체적인 건강 상태가 양호한 상태에 속했다.
이 같은 결과에는 선장인 고승호씨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블루레이 1호 사고 직후 선원들과 함께 승객들을 대체 선박에 태운 후 배에 남았다. 추후 있을 예인작업과 사고 원인조사 등에 참여하기 위함이었다.
고 선장은 사고 직후부터 "가파도 해역에서 좌초됐다"며 구조를 요청한 후 줄곧 현장을 진두지휘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매체를 통해 "배에 물이 찬다는 보고를 듣고 무조건 인근 배에 승객들을 옮겨 타게 했다"며 "하선을 도와주는 승객이 있을 정도로 침착했던 것도 사고 피해를 줄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세월호와 전혀 상반된 현장 상황이 '전원 구출'이라는 크리스마스 이브의 기적을 만들어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사고는 선체 일부인 타기실이 암초 등에 부딪혀 파손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타기실에 구멍이 뚫려 침수가 발생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에 대해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