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제 돈 주고 사 먹는 것이 가장 보람차요"
한 달에 한두 번 겨우 용돈을 모아야 할머니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짜장면. 이웃 아주머니가 "그냥 주겠다"는 달콤한 제안을 했지만, 소년은 그 호의를 정중히 거절했다.
지난 8일 KBS1 '동행'에서는 할머니를 가장 좋아하는 '11살' 소년의 특별한 사연이 소개됐다.
이날 방송된 '할머니와 짜장면' 편에서는 경상남도 함안의 한 시골 마을에 사는 한준서(11)군, 아버지 한석주(47)씨, 할머니 전선이(84)씨 세 가족의 이야기가 담겼다.
준서의 아버지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날품을 팔며 열심히 일한다. 아버지가 일을 하러 며칠씩 집을 비울 때면 준와 할머니는 서로가 서로의 보호자가 된다.
할머니와 함께 집 앞을 산책하고, 팔씨름을 하는 소소한 일상에도 준서는 "할머니와 함께라면 모든 것이 재미있다"고 말한다. 11살 아이에게서 쉽게 볼 수 없는 의젓함이다.
준서는 입맛이 없다는 할머니를 위해 백원, 이백원 용돈을 모아 한 달에 두어 번 할머니를 읍내 중국집에 데려가기 시작했다.
이를 기특하게 여긴 동네 어른이 "아주머니가 (짜장면) 한 그릇 사 줄게"라고 말해도 "괜찮습니다. 다음에 먹을게요"라며 정중히 거절한다.
비록 어렵게 살고 있을지언정 무작정 남에게 얻어먹는 것은 '실례'라고 생각하기 때문.
준서는 "제 돈 주고 사 먹는 것이 가장 보람차고 행복하다"며 높은 자존감을 보였다.
먹고 싶은 것도, 갖고 싶은 것도 많을 11살 나이에도 남에게 폐 끼치지 않고 스스로 당차게 살아가려는 준서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 역시 "너무 빨리 어른이 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준서가 지금처럼 떳떳하고 정직하게 살기를 바란다"며 따뜻한 응원과 격려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