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7일(토)

'녹음' 버튼 누르고 수면내시경 받은 환자 스마트폰에 담긴 충격적인 의료진 음성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장경윤 기자 = 내시경 직전 단순 호기심으로 녹음 버튼을 누른 환자는 자신을 향한 의사와 간호조무사의 비난에 큰 충격을 받았다.


27일 SBS는 수면내시경을 진행하며 환자를 비하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된 의료진들의 소식을 보도했다.


지난달 29일 인천의 한 전문의료기관에서 건강검진을 받기로 한 20대 직장인 A 씨는 지난해 대장에서 이상이 발견돼 대장내시경을 받기로 했다.


그런데 A 씨는 검사 대기 도중 최근 TV에서 본 예능 프로그램을 하나 떠올렸다.


바로 내시경을 진행하는 동안 마취에 빠져 온갖 혼잣말을 일삼는 출연진들의 모습이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GettyimagesBank


자신이 마취 상태에서 어떤 말을 할지 궁금해진 A 씨는 내시경 직전 휴대전화의 녹음 버튼을 눌러 당시의 상황을 확인하고자 했다.


내시경을 마치고 녹음 내용을 들어본 A 씨는 곧 커다란 충격에 빠지고 말았다.


음성 속 수면내시경을 돕던 간호조무사는 "아 침 봐, 토할 것 같아"라고 말을 했으며, 남성 의료진은 "뭐가 궁금해서 내시경을 하셨대"라며 말을 이어받았다.


계속해서 간호조무사가 A 씨가 흘린 침을 가지고 놀리자, 의사는 "그냥 젋은데 왜 내시경을 하냐.세금 낭비니 내시경을 하지 말라"며 타박하는 투로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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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 만이 아니었다. 이들은 A 씨의 신상 정보를 토대로 A 씨의 직업을 비하하기도 했다.


내시경 도중 의사는 "나보다 4살이나 어린데 내가 보기에는 약간 정규직은 아닌 것 같다. 알바생들 아니냐"며 A 씨를 비꼬았으며, 간호조무사는 "매장에 있는 경호원 아니냐"고 맞장구쳤다.


녹음 파일을 모두 확인한 A 씨는 이후 병원에 민원을 제기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A 씨는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시경을 받는 것은 내 권리인데 조롱을 당해 어이가 없었다"며 "여러 회사원들이 이곳에서 검진을 받는데 또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았으면 할 뿐"이라고 전했다.


이에 해당 의료진들을 내시경 업무에서 배제한 병원 측은 "젊은 분들이 많이 오다보니 의료진들이 사담하는 식으로 말한 것 같다"며 해명에 나섰다.


병원 측은 이어 "민원 접수 일주일 만에 내부 징계를 마쳤고 다음 달 말에는 의료진들을 다른 업무에 배정할 예정"이라며 "해당 의사는 불편할 정도로 침을 흘리는 환자를 걱정하는 차원에서 발언했다고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