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어머니가 두 아들에게 대학 입시 자료로 쓰이는 봉사활동 증명서를 허위 발급해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21일 중앙일보는 "자원봉사센터에서 근무하는 어머니가 두 아들에게 400시간이 넘는 허위 봉사활동 증명서를 발급해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충남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3학년 A군은 2학년이던 지난해 165시간의 봉사활동 실적을 학교에 제출했다.
165시간은 매주 빠짐없이 3시간 이상 봉사활동을 해야 채울 수 있는 시간이다. 같은 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동생 B군도 지난해 156시간의 봉사활동 실적을 학교에 제출했다.
그런데 지난 8월, 이들의 봉사활동 증명서를 발급해준 지역 자원봉사센터는 자체 감사 과정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자원봉사센터 행사에 참여했다며 봉사활동 확인서는 받아갔지만, 실제 행사 참가자 명단에 형제의 이름이 없었기 때문.
이는 자원봉사센터 직원인 어머니의 소행으로 드러났다. 어머니는 봉사활동 실적 발급 시스템이 허술하다는 점을 이용해 두 아들의 가짜 실적을 발급했다.
어머니가 2016~2017년간 이렇게 발급한 봉사활동 실적은 A, B군 각각 210시간, 244시간이었다.
자원봉사센터 측은 문제를 발견한 뒤 바로 학교에 이 사실을 알리고 봉사활동 실적 정정 안내문을 보냈다.
학교 조사 결과, 두 학생은 허위로 발급받은 봉사활동 실적을 모두 제출한 것은 아니고 그중 각각 147시간, 127시간을 학교에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청 관계자는 "양심에 찔려 허위 실적을 모두 내지 않고 일부만 제출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후 학교는 지난 8월 말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열어 두 학생의 생활기록부 봉사활동 항목에서 허위 내용을 삭제했다. 이 결과 A군 26시간, B군은 29시간으로 기록이 정정됐다.
학교 관계자는 "두 학생은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했다"며 "학생부 종합전형에 봉사활동 실적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데도, 어머니가 자녀를 위해 뭐라도 하고 싶어 허위로 봉사활동 내용을 발급한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두 학생은 교내 봉사활동 3일의 징계를 받았으며, 학생의 어머니는 자원봉사센터로부터 2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