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경은 기자 =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교수가 응급헬기의 운영 관련 애로사항에 대해 털어놨다.
24일 국립중앙의료원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한국의료분쟁조정주재원을 감사하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 교수는 응급환자 근처에 응급헬기가 착륙이 불가능한 현실을 호소했다.
이 자리에서 이 교수는 영국의 닥터헬기 출동과 응급의료현장의 실상을 담은 동영상을 재생하며 영국의 현실과 한국의 현실을 비교했다.
영상 속 영국의 응급의료헬기는 주택가 잔디밭, 경기장 한복판 등 응급환자가 있는 곳과 최대한 가까운 위치에 착륙했고, 수술도 헬기에서 직접 집도하는 장면도 나왔다.
이 교수는 "영국의 경우 환자가 도보로 50m 이상 이동하지 않도록 하는 알파 포인트를 정해 지역 소방본부의 도움을 받아 어디서나 이착륙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영국과 같은 수준의 인계점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소한의 안전만 확보된다면 응급 헬기가 아무데나 내려앉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인계점이란 응급 헬기가 환자를 싣고 또 내릴 수 있도록 사전에 승인 받은 특정 장소로 우리나라에는 총 805개가 있다.
이 교수는 "인계점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하지만 그곳에만 착륙할 수 있다는 법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장 의료진의 열악한 장비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상영한 동영상에는 이 교수가 현장출동 당시 무전기가 되지 않아 카카오톡 메신저를 활용해 지상 의료진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 헬기 승무원과 고함을 질러 의사소통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에 대해 그는 "무전기도 제대로 되지 않아서 헬기가 낮게 날아 지상의 LTE 서비스가 잡힐 때 겨우 메신저를 통해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원을 요청 드린 지 8년이 지났다. 기관장이나 보건복지부 장관님 같은 높은 분들이 지원해주시겠다고 말씀하시지만, 현장에서는 변한 게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주52시간 근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주52시간 근로제가 나쁘다는 것이 절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을 시행하려면 더 많은 사람을 뽑아야 하고 굉장히 큰 인력 증원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런 점이 고려되지 않고 근로시간만 줄여버리면, 문을 닫으라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일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