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한 대학교 간호학과가 동급생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적으로 관장 실습한다는 폭로가 나와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심지어 생리를 하거나 치질을 앓는 학생들도 제비뽑기에 걸리면 꼼짝없이 자신의 치부를 모두 드러내야 했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간호학과 학생들의 추가 증언이 쏟아지는 중이다.
지난 18일 페이스북 페이지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에는 익명의 제보가 올라왔다.
제보자는 "모 학교에서 관장 실습을 학생을 대상으로 시행한다고 한다. 인권 문제인 것 같은데 다른 학교도 하나요?"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자 해당 글에 1천 2백여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자신도 관장 실습을 했다는 것. 일반적으로 학교에서는 모형을 사용해 관장 실습을 한다.
하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현장 경험을 기르기 위해 실제 학생들이 환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에는 관장뿐 아니라 고무튜브를 코에서 위까지 연결하는 엘튜브(L-tube), 침상 목욕 등에도 학생들이 실습에 동원됐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또 한 누리꾼은 "건강사정 실습 당시 조원 앞에서 가슴을 드러내야 했다"고 밝혔다.
건강사정이란 건강에 대해 종합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실습에 참여한 학생 대부분은 수치심을 느꼈다면서도 거절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토로했다.
이후 지난 21일 관장 실습을 한다는 한 대학 간호학과 재학생이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더욱 자세한 내막을 털어놨다.
재학생 A씨는 "5명씩 이뤄진 조에서 관장을 체험할 1명을 뽑았다"며 "커튼을 치고 대상자가 바지를 내리고 침대에 누우면 다른 조원들이 엉덩이 부분을 들어 관장 관과 약을 주입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우들 사이에서 너무한다는 반응이 나왔지만 교수님께 직접 얘기하진 못했다"고 덧붙였다.
함께 라디오에 출연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최원영 간호사 역시 피해 사례를 받아본 결과 생리 중이거나 치질을 앓는 학생들도 관장 실습에 참여해야 했다고 전했다.
최 간호사는 "연습이 엄청 필요한 의료 행위도 아닌데 학생들이 인권을 이렇게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서글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