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秋夕)을 앞두고 있지만, 2018년 현재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시민들에게서 위와 같은 말을 기대하는 없는 듯하다.
추석이 있는 9월이 되면 '한가위'를 따뜻하게 보낼 생각에 마음이 평온해지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최근 불어닥친 '불경기'는 그러한 마음이 들지 못하게 하고 있다.
"불경기도 이런 불경기가 없다"는 반응이 기업 관계자들에게서 쏟아지면서 노동자들에게도 악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3일 사람인에이치알(사람인HR)이 운영하는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은 올해 추석을 앞둔 기업 절반 이상이 '상여금' 지급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철저한 표본조사를 통해 880개 기업을 선정한 사람인은 '올해 추석 상여금'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50%가 넘는 450개(51.1%) 기업이 "지급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만큼 어려운 경기 상황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실 기업들은 1년 동안 자금을 운용하면서 상반기에는 아끼고, 하반기에는 여유 자금 운용을 통해 직원들에게 상여금을 지급하고는 한다.
하지만 상황 자체가 너무 어려워서 지급 여력이 없다는 기업이 대부분.
지급 계획이 있다는 곳의 1인당 예상 상여금 평균은 62만원이었다. 2016년 71만원, 지난해 66만원에 이어 올해도 하락했다. 급격하게 상승한 물가를 반영하면 상대적으로 하락 수치는 더욱 크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평균 119만원에 달한 데 비해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76만원과 59만원으로 큰 격차를 보였다. 상여금 지급 계획도 대기업은 60.9%가 '있다'고 밝혔으나 중소기업은 그 비율이 48.6%에 그쳤다.
문재인 정부는 중소벤처기업부까지 창설하며 중소기업들의 활성화를 국정 운영 목표 중 하나로 선정했는데, 아직까지는 열매를 맺지 못하는 모양새다.
한편 올 추석에 기업의 72.8%는 직원들에게 선물을 줄 계획이 있다고 밝혔으며, 1인당 평균 예산은 6만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