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우리 남편은 78, 나는 61"
무려 16년째 17살 연상 남편의 '전처' 제사를 지내주는 아내가 있다.
하지만 그런 아내의 속도 모르고 눈치 없는 남편 박호철 씨는 "지금도 (전처) 생각이 한 달에 한두 번씩 난다"며 속없는 소리를 한다.
아내의 눈물은 마를 날이 없다. 그녀는 "20년이 다 돼가는데, 자기가 그렇게 생각하면 나는 어떨까"라고 말하며 눈물을 쏟는다.
그럼에도 두 사람이 여태껏 함께 하는 이유는 아내의 남다른 남편 사랑 덕분이다.
미안한 남편이 멋쩍어 "항상 나를 생각해야 해"라는 농담 섞인 말 한마디를 던지자 아내의 화는 어느새 사르르 녹아내린다.
무뚝뚝한 남편이지만 사실 그도 아내에게 해주지 못해 미안한 일이 있다.
바로 결혼식. 웨딩촬영도 하지 않았던 남편은 내심 아내가 신경 쓰인다.
남편은 "지금까지 이 사람과 재혼하고 살면서 사진 찍을 생각도 못 했을뿐더러 여유가 없었어요"라며 죄스러운 마음을 털어놓았다.
기세를 몰아 남편은 늘 소녀 같은 아내를 위해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다.
결혼 17년 만에 웨딩촬영을 하기로 한 것.
난생처음 예쁜 웨딩드레스를 입은 아내는 밝게 웃는다.
이제야 입혀준 미안함에 웨딩드레스를 입은 고운 아내의 손부터 잡아주는 남편이다.
아내는 조용히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며 행복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어 아내는 "앞으로 우리 두 사람 지금처럼 살아가길 고대한다"는 남편의 깜짝 편지를 듣고 지난 시간이 떠올라 눈물까지 흘렸다.
조금은 특별하고 애틋한 두 부부의 사연은 지난 8일 TV조선 '엄마의 봄날'에서 소개됐다.
가난하지만 남편과 함께해 늘 행복했던 아내가 결혼 20여 년만에 웨딩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모습을 영상으로 함께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