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7일(토)

'한국전쟁' 중 남북으로 헤어져 서로에게 총을 겨눴던 형제의 뜨거운 눈물

뉴스1


[인사이트] 변세영 기자 = 태풍도, 폭우도 그리움에 사무쳤던 남북 혈육의 만남을 가로막지 못했다.


지난 24일 제21차 이산가족 상봉 2차 행사가 시작된 금강산은 굵은 비와 세찬 바람으로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짙었다.


궂은 날씨였지만 기적 같은 만남의 열기를 막을 순 없었다.


죽은 줄로만 알고 있었던 형을 만난 목원선(85) 할아버지의 사연은 더욱 그랬다.


오랜 시간 동안 생사도 모르고 지냈던 형제. 한국전쟁이 시작된 지 한 달 뒤 시장에 간식을 사러 간다던 형은 결국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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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형은 인민군에 끌려갔고, 형과 함께 인민군에 끌려갔다 도망친 형 친구에게 형이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 날 이후 모든 게 달라졌다.


목원선 할아버지도 군대에 자원입대했다. 당시 할아버지의 나이는 꽃보다 아름다웠을 열여덟이었다.


하지만 사실 형은 죽지 않았다. 북한군으로 전쟁 출전해 남한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었다.


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의 끔찍한 상황에서 서로를 향해 총기를 겨눴을 수도 있었다는 사실에 고개조차 들 수 없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그렇게 고난과 역경을 딛고 뜨거운 만남을 가진 형제는 참았던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고 싶은 게 많았지만 눈에서 흐르는 눈물 때문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아니, 사실 아무 말이 필요 없었다.


그렇게 형제는 서로를 토닥였다.


한편 이번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1, 2차로 진행된다. 


지난 20~22일 진행된 1차 상봉에서 남측 이산가족이 북측 가족들을 찾아갔다면, 24~26일 열리는 2차 상봉에선 북측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이들이 남측 가족들을 만나는 형태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