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7일(토)

증조부 '독립유공자' 인정받게 해드리려 암투병에도 41년간 자료찾고 다니는 후손

MBN '성공다큐 최고다'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광복절. 우리가 일제의 억압과 탄압으로부터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걸었던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의 숭고한 희생정신 덕분에 우리 민족이 일제로부터 '주권'을 되찾을 수 있었다.


선열들의 피와 땀, 헌신과 희생 덕에 현재 우리는 나라와 자유를 되찾고 편히 살고 있지만, 정작 독립운동에 힘썼던 독립투사 중 일부는 아직도 '독립유공자'로 인정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수많은 해가 지나 어느덧 73번째 광복절을 앞두고 있는데도 말이다.


일제강점기에 독립자금을 모아 만주로 보내다 적발돼 형무소에서 모진 고문을 받다 옥사한 독립투사 '정용선 선생'도 아직 독립유공자 공적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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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MBN '성공다큐 최고다'에서는 정용선 선생의 증손자인 정병기 씨가 증조할아버지의 공적을 인정받기 위해 애쓰고 있는 모습을 조명했다.


해당 방송분에 따르면 정용선 선생은 1928년 5월 20일 오후 3시 15분 경성 형무소에서 숨을 거뒀다.


그의 후손인 정병기 씨는 무려 41년간 증조부의 공적을 인정받기 위해 수차례 독립유공자 공적 신청을 하고 있지만, 매번 신청에서 탈락하고 있다.


보훈처가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공적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거증 자료를 더 찾아오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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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정용선 선생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애쓰다 옥에서 생을 마감했다는 이 같은 내용은 그들의 족보에 정확히 적혀있다.


또 독립 운동가였던 구여순 선생의 증언 또한 남아있다.


하지만 일제가 독립운동가 등 주요 시찰 인물을 기록했던 '범죄인명부'에서는 정용선 선생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명부의 표지만 남고 속은 다 타버렸기 때문이다. 껍데기만 있고 알맹이는 없는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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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형인명부색인부'라는 비슷한 명부가 또 있으나 이 또한 표지만 남고 정작 중요한 속지는 불에 소실됐다. 두 자료 모두 그가 뒤지고 뒤져 찾아낸 자료지만 증거자료로 사용할 수 없다.


정병기 씨는 "그들이 요구하는 자료는 불에 탔거나 정부가 관리하지 못한 그런 자료들이다"라며 "그런데도 자꾸 우리에게 (그런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보훈처가 입증하기 어려운 자료를 가지고 오라고 한다는 것이 그의 주된 주장이다.


보훈처의 이러한 대답은 정병기 씨가 증조부의 공적을 인정받으려고 했던 41년 전부터 지금까지 한결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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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기 씨는 "우리 할아버지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큰일을 하신 분"이라며 "그런 분을 빛바랜 명예도 없이 내버려 둔다는 것은 자손 된 도리를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증손자이기 때문에 금전적인 혜택 혹은 수혜 혜택을 받는 게 아니다. 그래도 나는 할아버지가 너무 젊은 나이로 나라를 위해 돌아가셨기 때문에 그 명예를 찾는 게 후손 된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선조의 공적을 찾기 위해 애쓰는 이유를 설명했다.


정병기 씨는 지난 2016년 간세포암이라는 병을 얻어 간이식을 받은 바 있다.


완전히 성한 몸은 아니지만, 후손 된 도리를 하고자 오늘도 정병기 씨는 증조부의 행적을 찾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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