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숨막히는 폭염을 선풍기 한대에 의지하던 80대가 열사병으로 결국 세상을 떠났다.
7일 광주 북부경찰서는 밤낮으로 더운 날씨에 힘들어하던 A(81·여)씨가 열사병 증상으로 치료를 받다 숨졌다고 밝혔다.
A씨가 최초로 발견된 것은 지난 3일 오전 7시 30분께로 당시 광주 북구의 한 주택 2층 거실에서 A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요양보호사가 발견했다.
이후 A씨는 한 대형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에 지난 6일 오후 1시 37분께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담당의사는 "A씨가 열사병 증상으로 뇌 신경이 손상돼 사망했다"고 소견을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주 넘게 계속되는 폭염에 특별한 야외활동을 한 것은 아니지만 "선풍기를 켜고 열대야를 견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난적인 더위에 에어컨을 틀지 않은 상태에서의 선풍기는 '열풍기'나 마찬가지다.
틀어도 오히려 따뜻한 바람이 나오기 때문. A씨 또한 선풍기를 켰어도 더위를 식히는데 도움을 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냉방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빈곤 노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생계문제 또한 이들의 문젯거리 중 하나다.
실제 많은 노인들이 자녀나 사회의 도움을 받지 못한채 빈곤층으로 전락해 땡볕에 폐지를 주우며 하루하루 연명하기도 한다.
35도가 넘는 숨 막히는 더위를 견디면서도 폐지를 주워 받는 돈은 하루에 단돈 5천원도 되지 않기 일쑤다.
빈곤 노인들의 삶을 지켜줄 수 있는 복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