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7일(토)

회장님 앞에서 '찬양가' 부르고 웨딩드레스까지 입어야 했던 여직원들

SBS '8시 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매출 1천억원 대의 한 교육 관련 회사에서 회장이 직원들을 상대로 '찬양가'를 부르게 하는 등 갑질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22일 SBS '8시뉴스'는 직원 4천여명이 다니고 있는 국내의 한 사교육 기업의 사내 행사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서른여명 정도의 직원들은 한 50대 남성을 바라보며 노래를 불르고 있다. 


찬송가처럼 들리지만 가사는 좀 다르다. 찬송가 '여기에 모인 우리'를 개사한 것이다.


SBS '8시 뉴스' 


'주님이 뜻하신 일 헤아리기 어렵더라도'라는 가사는 '회장님의 직원 사랑 헤아리기 어렵더라도'로 바뀌었고, '사랑과 말씀들이' 역시 '회장님의 말씀들이'로 개사됐다.


심지어 양 떼를 모는 예수의 얼굴을 회장 얼굴로 바꿔놓기도 했다.


회장이 지사를 방문하면 여직원들은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회장을 맞이해야 했고, 군대식으로 충성 경례를 바치는 일도 있었다고 직원들은 입을 모았다.


또 장기자랑 행사에서는 회장이 옛날 임금이 있던 곤룡포 차림으로 등장했다. 직원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이 같은 '회장 찬양' 행사가 꾸준히 이어졌다고 증언했다.



SBS 8시 뉴스 


회장이 거의 왕과 다름없었다는 것이다. 한 직원은 "여기가 북한인가? 사이비 종교인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해당 기업을 다녔던 퇴사자 A씨는 이 모든 게 강제적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행사에 참여하지 않으면 승진을 하지 못한다는 압박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측은 사내 분위기를 돋우기 위한 행사였으며, 강제성이 아닌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해온 것이라 해명했다.


아울러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Naver TV 'SBS뉴스'